[증권]메디슨, 알토란같은 자회사 팔아 '빚잔치'

  • 입력 2000년 11월 28일 18시 38분


의료장비 제조업체인 메디슨이 재무유동성 확보를 위해 벤처투자지분을 대규모로 매각했지만 시장에서는 아직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메디슨은 지난 5월 한국기업평가가 차입금증가를 이유로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낮추면서부터 회사채 차환발행이 어려워졌다.

LG투자증권 박강호 연구원은 28일 “메디슨이 최근 500억원 규모의 투자유가증권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채비율은 6월말 187.7%에서 11월말 340% 수준으로 올라갔다”고 밝혔다.

메디슨은 24일 한글과컴퓨터 등 4개사 지분매각 대금(약 175억원 추정)으로 이달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200억원을 갚을 예정이어서 단기유동성 위기는 해소된 것으로 판단된다. 또 프라이머리 CBO(자산담보부채권) 300억원을 발행해 단기차입금(만기 1년 미만)을 장기차입금으로 전환해 차입금구조가 견실해졌다.

증시에서는 그러나 6월말 700억원 수준이던 단기차입금이 약 8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나 이민화 회장이 밝힌 것처럼 12월중 1000억원대의 투자유가증권매각이 이뤄지지 않으면 유동성위기가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고 있다.

관건은 독일 증시에 상장돼있는 크레츠테크닉(초음파진단기 제조업체) 지분매각. 메디슨은 지분 65%를 갖고 있으며 최소 1억달러(약 1100억원)에 팔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박강호 연구원은 “12월중 한글과컴퓨터 나머지 지분과 크레츠테크닉 등의 지분매각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단기부채를 대부분 갚게 된다”며 “그러나 매각이 지연된다면 유동성문제가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돼 투자의견은 보류(Hold)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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