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미리미리"…일부 건설업체 "불황에 흔들리지 않는다"

  • 입력 2000년 11월 27일 18시 30분


건설업계의 극심한 불황 속에서 더욱 빛나는 기업들이 있다. 외환위기 직후 강력한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수익성 위주로 사업을 개편하는 등 실속 경영에 각별히 노력한 회사들이다.

대전에 본사를 둔 계룡건설산업은 올해 말 주주들에게 주당 10% 이상의 배당금을 줄 계획이다. 이는 배당수익률에서 업종을 불문하고 전국 4위 수준으로 올해 평균 예상 배당수익률 5%의 두 배가 넘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00억원 가량의 경상이익을 냈기 때문에 가능한 일. 또 최근 몇 년간 업계 전체의 수주물량이 급격히 줄고 있는데도 계룡건설은 매출이 98년 2000억원에서 지난해와 올해는 3300억원을 넘어섰다.

계룡건설 관계자는 “설립 후 30년간 안정된 수입구조를 유지하면서 무리한 재투자나 확장을 하지 않은 것이 한파를 견디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수주를 할 때도 무조건 하지 않고 수익성을 따지며 수주 후 시공 과정에서는 하도급 업체 선정이나 자재구입 등에 불필요한 비용을 발생시키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왔다는 것이다.

LG건설은 올 들어 회사채 발행 신용등급이 A로 상향됐다. 지속적인 원가절감 노력으로 매출 대비 원가율을 88%에서 85%로 줄이고 차입금을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엔지니어링 부문을 합병하고 건설업계 구조조정의 반사이익까지 얻어 올해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늘어난 1조1830억원에 달했다. 국내 SOC건설 침체로 토목 분야에서는 매출이 약간 늘었지만 LG빌리지 등 아파트 건설 물량은 지난해보다 45%나 증가했기 때문.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부터 총공사비의 15% 이상 수익이 나지 않는 공사에는 아예 입찰을 하지 않고 있다. 외형 확대를 자제하고 수익성 위주로 사업을 하기 위해서다. 덕분에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4.7% 줄었지만 경상이익은 142.5% 늘어났다. 외환위기 직후 고율의 차입금을 대부분 정리해 이자비용도 줄였다.

내실 경영의 대표격인 삼성물산도 98년 인원을 20% 이상 감축하고 해외에서 진행중이던 사업을 대량 매각함으로써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낮추었다. 지난해 시공능력순위 3위에서 올해 2위로 올랐으며 아파트 분야 상표 신뢰도도 크게 높아졌다.

<신연수기자>ysshi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