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시장 안정대책]10兆규모 채권형펀드 1월까지 조성

  • 입력 2000년 11월 17일 18시 46분


정부는 내년 1분기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소화해 주기 위해 체신예금과 보험사 연기금 국책은행 등을 통해 내달부터 내년 1월까지 10조원 규모의 채권형펀드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또 현대건설 사태에 따라 자금시장 불안이 더 이상 퍼지지 않도록 내주말까지 회생 가능한 기업으로 판정된 235개 업체에 대해 2금융권까지 포함하는 확대채권단 회의를 열어 종합적인 자금 지원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살릴 기업은 최대한 자금 지원〓재정경제부 이종구(李鍾九) 금융정책국장은 “3일 퇴출기업 발표 때 회생 가능한 기업으로 판정된 235개 업체에 대해 살릴 기업은 최대한 자금 지원을 해 빨리 살린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워크아웃 기업에 대해선 구조조정 투자회사인 CRV를 통해 자금 지원을 할 방침이다.

다만 채권단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회사에 대해선 신속하게 법정관리에 넣어 어정쩡한 상태로 남아 있어 시장 불안이 커지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2차 채권형 펀드로 만기 회사채 소화〓재경부가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를 지원하는 방법으로 2차 채권형 펀드 10조원 카드를 내놓았다. 이미 발표된 내용이지만 구체적으로 동원 기관을 확정하고 조성 시기도 내년 1월말까지로 못박았다. 재경부는 일단 여유 자금이 남아도는 체신예금과 보험사에서 3조원을 끌어들이고 연기금에서 2조원,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5조원을 만들 계획이다. 재경부 임종룡(任鐘龍)증권제도과장은 “내년 1분기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30조원 회사채 가운데 4대그룹 발행분 14조원을 제외한 16조원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또 중견 대기업의 자금 지원을 위해 채권형 펀드에 들어가는 프라이머리CBO의 편입 비율을 현행 50%에서 최대 70%까지로 상향조정했다. 기업별 계열별로 편입 한도도 자금수요에 따라 신축적으로 운용하겠다는 것.

▽실효성 있나〓2차 채권형 펀드 10조원은 회사채 만기로 위기 국면을 맞고 있는 중견기업들에 한결 숨통을 틔워 줄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채를 단독 발행할 수 없는 중견기업들은 신용보증기금이 신용 보강한 채권형 펀드를 탈출구로 삼을 수 있다.

다만 신용 등급이 BBB급 이상인 기업들만 실제로 채권형 펀드의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자금에 목말라 하는 모든 기업들이 갈증을 풀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신용등급 BB급은 위험이 커 신용보증기금이 보증을 거부하고 있다.

또 당장 급한 불은 끌 수 있지만 내년 1분기 만기가 돌아오는 CBO펀드와 하이일드펀드 물량이 겹쳐 있어 여전히 부담스럽다.

<이진·최영해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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