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수공세는 ‘美뮤추얼펀드 돈쌓인 덕?”

  • 입력 2000년 11월 8일 23시 40분


코멘트
미국 뮤추얼펀드의 잔고 동향에 국내 증시가 들썩이고 있다.

‘뮤추얼펀드 잔고가 늘면 외국인들이 순매수하는’ 규칙성이 발견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말 이후 외국인의 매매 형태는 이 추론을 강력히 뒷받침한다.

국내 투신사들의 주식형 상품 잔고가 정체되거나 줄어들면 증시가 힘을 못쓰는 것과 같은 이치다.

▽미 뮤추얼펀드와 한국증시〓미국의 펀드자금 집계회사인 AMG 데이터서비스에 따르면 미국 뮤추얼펀드에 대한 자금 유입액은 10월19∼25일 78억달러, 10월26일∼11월1일 80억달러 등 2주 연속 순유입을 기록했다. 특히 글로벌펀드(미국은 투자대상에서 제외), 인터내셔널펀드(미국 포함), 이머징마켓(신흥시장)펀드, 아시아퍼시픽펀드(일본은 투자대상에서 제외) 등은 국내시장에서 외국인 매매동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측면에서 수신증가는 고무적인 현상.

이들 펀드의 한국물 편입 비중은 1일 현재 △아시아퍼시픽 13.80% △이머징마켓 12.70% △인터내셔널 1.20% △글로벌 0.60%의 순으로 알려져 있다.

미래에셋증권 안선영연구원은 “한국 등 아시아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이머징마켓펀드와 아시아퍼시픽펀드는 연초 이후 지속적인 자금 순유출로 아시아 증시하락의 빌미를 제공했다”며 “이들 펀드의 자금이 최근 아시아 증시로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잔고증가추세가 지속될까〓9, 10월의 외국인 순매도 공세는 전반적인 기술주 침체와 함께 10월말 결산을 앞둔 미국 뮤추얼펀드의 매도전략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 즉 뮤추얼펀드 매니저들이 투자자들의 세금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1년 동안의 운용과정에서 생긴 자본손실을 손절매를 통해 실현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10월 말 이후에는 과세문제로 멈칫하던 투자자들의 자금이 다시 유입되고 이로 인해 기관투자가들의 매수 여력이 충전되면서 과매도된 종목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게 안연구원의 분석이다.

미국 뮤추얼펀드의 자금 유입 추세가 지속될지는 역시 미국 시장의 반등 여부에 달려 있다는 지적. 안연구원은 “미국 뮤추얼펀드 자금은 대부분 중장기 투자자금으로 헤지펀드와는 성격이 다르다”며 “미국의 경기연착륙 등 반등 조건이 무르익는 상황이라면 추가적인 유입으로 한국 등 아시아 증시도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