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 연말 100만명 이를듯

  • 입력 2000년 11월 6일 18시 30분


2차 기업퇴출 발표로 인해 실업자가 연말에는 1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동원경제연구소는 6일 이번 기업퇴출에서 고용유발 효과가 상대적으로 큰 건설업체가 집중포화를 맞은 만큼 최근 3.6∼3.7% 정도인 실업률이 연말께는 1%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구체적으론 3일 발표된 2차 기업퇴출의 영향으로 약 2만8000명의 실업자가 새로 생겨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더군다나 이로 인해 하청업체가 연쇄부도와 자금난에 빠질 경우 실업자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특히 신규지원 자금이 중단된 현대건설과 쌍용양회가 동아건설과 같은 수순을 밟을 경우 그 영향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돼 실업률이 더욱 높아질 수도 있다.

이 밖에 은행 합병과 제2금융권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수만명의 실업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달 중 있을 은행 구조조정만으로 은행원이 5000∼7000명 가량 줄어들 것으로 금융노조 주변에선 내다보고 있다.

게다가 금융기관이나 기업들이 신규채용을 일절 중단할 가능성이 커 대졸자들의 취업난이 재현될 공산이 크다.

▽구조조정 실패하면 더 큰 실업사태〓한국노동연구원 강순희 동향분석실장은 정부와 채권단의 2차 기업퇴출 발표로 실업률은 4%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구조조정을 게을리하면 더 심각한 대량실업사태를 맞을 것이라고 강실장은 경고했다. 올해 금융―기업구조조정 및 공기업 개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엔 내년 실업자가 다시 1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

강실장은 특히 “건설경기가 갈수록 위축되고 대학졸업자가 양산돼 연중 실업률이 가장 높은 2월에는4.7%까지 올라가 103만명의 실업자가 양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를 겪으면서 실업자 수는 작년 2월 178만명까지 늘었으나 경기회복으로 올 4월 이후 100만명 이하로 낮아졌다.

강실장은 또 “사회 각 분야의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우리 경제의 경쟁력이 떨어져 2001년 경제성장률이 4% 수준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반면 구조조정이 제대로 마무리되면 2001년 이후에는 기업과 국가 전체의 경쟁력이 제고돼 내년 경제성장률은 6%대에 진입해 실업률은 3.5%로, 실업자 수도 79만명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2차 기업퇴출로 금융권 추가부담〓이번에 청산 및 법정관리 대상 29개 기업의 금융기관 총여신액은 11조5000억원.

동원경제연구소는 29개 업체가 퇴출당할 경우 금융기관이 추가로 3조500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더 쌓아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정부가 법정관리 방침을 확정한 현대건설과 쌍용양회가 최종부도처리되면 금융기관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것.

이렇게 되면 국민의 혈세인 공적자금 투입규모가 더 늘어날 수밖에 없고 여신액이 많은 한빛은행뿐만 아니라 조흥 외환은행도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독자생존을 모색하고 있는 이들 은행에 대해서도 공적자금 투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생산활동 위축은 크지 않다〓퇴출기업은 주로 건설업에 몰려 있다. 하지만 IMF 이후 건설경기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건설업이 명목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8년 10.1%에서 99년 8.7%로 하락했다. 또 퇴출대상에 포함된 건설회사들이 이미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이 진행 중이어서 영업활동 자체가 이미 극도로 위축됐기 때문에 생산활동에 미치는 악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동원경제연구소는 전망했다.

그러나 국내 건설업체의 무더기 퇴출로 해외신인도가 하락해 해외공사 부문의 영업활동 차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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