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일본시장 공략...5년내 3만대 판매 계획

  • 입력 2000년 10월 1일 17시 58분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198번째 자동차시장을 뚫어라.’

세계 7위의 현대자동차가 일본시장 출사표를 던졌다. 연간 160만대를 197개국에 수출하는 현대에게 일본은 198번째 시장이자 마지막 관문. 86년 미국에 첫 진출했을 당시 무서운 속도로 일본차 시장을 잠식해 ‘일본차 킬러’로 불렸던 현대차가 과연 일본시장 진출에 성공할 것인가.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일본은 선진국 중에서도 폐쇄적이기로 유명한 시장. 현대는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일본시장에 진출해야 한다는 절박감을 느껴왔다.

이에 따라 현대는 올 1월 일본에 현대모터저팬을 설립하고 내년초 판매개시를 준비 중이다. 판매 차종은 우선 SUV인 산타페와 미니밴 트라제, 소형세단 엘란트라(국내명 아반테XD) 등 3종에서 시작해 차츰 넓혀간다는 전략.

김진수(金鎭秀)현대모터저팬 사장은 “일본시장에서의 성공은 세계시장에서의 성공이며 일류 메이커로의 도약을 의미한다”며 “일본차 전용 생산라인을 만들고 일본 전용 고급사양을 개발하는 등 시장진출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벽은 여전히 높다〓지난해 일본 내 연간 수입차 판매량은 27만8000대로 전체 시장의 4.8%. 선진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나마 벤츠 폴크스바겐 BMW 등 독일 메이커가 수입차 시장의 57%를 차지한 반면 GM 포드 등 미국의 빅3는 10%도 안된다.

한국차 업체도 몇 년 전부터 진출하기 시작했지만 판매가 극히 부진한 실정. 쌍용자동차는 96년부터 무쏘를 판매했지만 지난해말까지 258대밖에 팔지 못했으며 97년 엘란으로 진출한 기아 역시 지난해까지의 판매가 60대에 그쳤다. 대우만 지난해말부터 경차 마티스를 판매하기 시작해 올들어 7월말까지 500여대를 팔았다.

▽5년 내 3만대 판다〓현대는 판매개시 연도인 내년 5000대를 팔고 5년 내 손익분기점인 3만대, 10년 내 10만대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는 이를 위해 품질과 서비스부문을 대폭 강화한다는 전략이지만 문제는 과거 한국차들이 단기간에 철수한 사례 때문에 일본 판매망을 확보하는 데 애를 먹고 있는 것. 연초부터 딜러 모집을 서둘렀으나 연말 목표(40개)의 절반도 안되는 17개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수입차 딜러망이 보통 200개 내외인데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현대차는 우선 2002년 월드컵 공식후원업체 홍보효과를 최대한 활용하는 한편 다음달 오사카(大阪) 재일동포들을 상대로 자동차설명회를 여는 등 교포고객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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