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경제대책 주요내용]금리-재정 대폭손질 불가피

입력 2000-09-19 19:14수정 2009-09-22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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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19일 ‘주요 경제현안 보고’를 통해 우리 경제가 직면한 문제의 심각성을 마침내 인정했다. 정부는 이날 “국제유가 급등, 반도체 가격 하락, 대우자동차매각협상 결렬 등 대내외 악재와 함께 금융 및 기업구조조정 우려로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며칠 전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경제의 기초여건)이 튼튼하므로 거시경제 지표 수정이 불필요하다”고 강변했던 입장과는 대조적이다.

정부는 유가수준별 경제지표 수정전망치도 처음으로 내놓았다. 두바이유가 배럴당 35달러에 이르면 경제정책을 대폭 수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금리 및 재정정책 등에 대대적인 손질이 뒤따를 전망. 또 비축유 방출, 유가완충자금 사용 등 에너지수급 비상대책도 병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배럴당 30달러선이 유지되면 기존의 에너지절약대책을 차질없이 시행하고 경제정책도 소폭 조정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대우차 처리문제와 관련, 정부는 신속히 협상을 추진하되 포드처럼 인수업체가 계약후 함부로 포기하는 일은 막겠다는 방침이다. 일정조건을 붙여 ‘선(先)인수―후(後)정산’ 방식을 추진하되 6월 입찰 때와 달리 ‘바인딩 오퍼’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것도 이 때문.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구체적 방식은 인수업체와 다시 논의해야 하겠지만 인수업체에 일정액의 보증금을 내게 한 뒤 포기할 경우 이를 돌려 받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 등이 검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같은 조건을 붙일 경우 인수업체가 대우차 인수 전에 뛰어드는 것을 꺼릴 가능성이 적지 않으므로 계약 당시 가격에 일정수준의 폭을 둔 뒤 정밀실사 후 최종가격을 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최근 잇따라 나온 정부의 각종 경제대책이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는 불투명하다. 특히 국제유가와 반도체가격 급락 등의 핵심 악재는 우리 힘만으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적지 않다. 한국경제연구원 좌승희(左承喜)원장은 “현재 상황을 극복하려면 정부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기업과 국민 등 모든 경제주체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바인딩 오퍼?/계약취소 못하게 조건 내걸어▼

입찰 등에서 인수업체가 함부로 계약을 취소하지 못하고 내용을 존중하도록 일정 조건을 붙이는 것. 부동산 매매계약 때 계약금을 내고 이를 취소할 경우 돌려 받지 못하는 것처럼 매매금액의 일정액을 보증금으로 설정하는 방식이 자주 채택된다. ‘기속력 있는 제안’이라는 뜻이지만 영어 그대로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권순활기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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