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폭등으로 제2 중동특수, 그림의 떡

  • 입력 2000년 9월 7일 18시 41분


유가 폭등으로 인한 ‘제2의 중동특수’가 국내업체들에는 ‘그림의 떡’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산유국들이 연말까지 지난해보다 25% 늘어난 500억달러의 공사를 발주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우리 기업들의 수주실적은 전년보다 오히려 떨어졌다.

▽쏟아지는 대형발주〓전세계 원유 매장량의 10%를 보유한 아랍에미리트는 올 하반기에 100억달러 규모의 돌핀 가스프로젝트를 비롯, 수웨이하트 프로젝트(15억달러) 사디야트 자유무역지대 개발 프로젝트(10억달러) 등을 잇따라 발주할 계획.

쿠웨이트의 올해 신규 발주공사는 15억달러. 이라크도 전력 하수도시설복구 석유생산용기자재 등에 59억달러 상당의 물자를 구매할 계획.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오일머니로 유입되는 자금을 신규 프로젝트에 집중 투자할 전망.

▽기술에 떨어지고 자본에 밀리고〓올해 1∼7월 대 중동수주는 전년동기대비 32.9%밖에 안되는 11억2500만달러어치에 그쳤다. 무엇보다 우리의 주력 진출 분야인 플랜트 수주가 부진한 데 따른 것. 플랜트 수출은 지난해 24억7000만달러에서 7월까지 6억8000만달러로 줄었다.

KOTRA는 국내업체가 소외되는 주된 이유로 △우리 기술력에 대한 현지국가들의 신뢰부족 △가격경쟁력악화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석유 가스시설 공사의 증가 △자본력부족 등을 꼽았다.

▽은행 지원이 없다〓현대건설은 최근 아랍에미리트의 3억달러 규모 공사 입찰에서 최저가를 제출하고도 이탈리아 업체에 밀렸다.

발주국에 프로젝트 금융을 요구했으나 이에 응하지 못했기 때문. 국내 은행들의 지급 보증 거절도 건설업계에는 큰 타격이 되고 있다.

<정영태기자>ebizwiz@donga.com

중동 주요국 수주실적

국 가99년(A)2000년 1∼7월(B)주요수주내역
금 액전년실적대비 진도(B/A)
아랍에미리트667.0539.180.8담수화설비(490)
쿠웨이트78.6487.6620.4부두공사(324)
사우디아라비아329.151.315.6배전설비(27) 화학공장(16)
이란1,043.0---
카타르239.62.20.9-
오만91.0---
이집트229.414.2항만공사(31)
32.5
리비아650.612.72.0대수로 기계설치(11)
3,423.31,125.4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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