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난 장관들 무얼할까

  • 입력 2000년 8월 8일 18시 47분


7일 개각으로 물러난 ‘전(前) 장관’들은 앞으로 무슨 일을 할까.

급성 맹장염으로 병원에 입원중인 이헌재(李憲宰)전 재정경제부장관은 당초 8일 퇴원키로 했던 것을 하루 미뤘다. 맹장수술은 잘 됐지만 2년 반 동안 쌓인 피로가 만만치 않았던지 하루 더 요양하기로 했다. 퇴원 후에는 일단 미국으로 건너가 잠시 쉬고 올 계획. 그 후의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뛰어난 두뇌에 경제사령탑으로서의 경험을 갖춘 그를 손짓하는 민간기업이나 연구기관 등이 많을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은 ‘푹 쉬고 싶은’ 생각뿐이다.

정치권의 외풍에 밀려 아쉽게 물러나면서 “현실정치의 벽을 절감했다”고 한 김영호(金泳鎬)전 산업자원부장관은 퇴임 후에도 여전히 바쁠 것 같다. 평소 “그만 두면 평교수로 돌아가는 전임장관의 전통을 세워보고 싶다”고 말해왔지만 아직 구체적인 거취는 정하지 못했다. 모교인 경북대로 갈지, 동북아 문제에 관한 전문가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일본으로 갈지 미지수다.일단 장관 취임 후 중단했던 독서와 저술 기고를 활발히 할 생각이다.

김성훈(金成勳)전 농림부장관은 전 직장인 중앙대로 돌아가기로 일찌감치 마음을 굳혔다. 24일 마감되는 교수 복직 신청을 낸 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에 공동연구계획서를 제출하기 위해 9일 출국할 예정이다.

이용근(李容根)전 금융감독위원장은 다양한 진로를 놓고 고민 중이다. 8일 “정부로부터 34년간 은혜를 입었으나 정부가 필요로 하면 다시 일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해 공직에 대한 강한 미련을 보였으나 ‘필요로 하는 민간기업’에 갈 생각도 있다. 일단은 외국으로 나가 마음껏 골프도 치고 여행을 다닐 계획이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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