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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7월 14일 21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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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말 웅진식품이 개발한 ‘초록 매실’이 시간이 지날수록 매출액이 급격히 증가하자 후발 업체들도 속속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제약업체도 후발업체 대열에 끼어들어 ‘초록 돌풍’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매실음료는 피로회복 소화촉진 해독 살균 등의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매실에 사과 농축액 등을 넣어 매실 특유의 떫고 신맛을 줄인 제품.
웅진식품은 7월초 초록매실의 판매가 1억병을 넘어서 국민 1인당 최소 1병을 소비했으며 앞으로도 판매량이 계속 늘어 시장규모가 연간 1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같은 매실음료의 급 신장에는 최근 종영된 드라마 ‘허준’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있다.
웅진식품에 따르면 초록매실 매출액은 2월 25억원에서 4월 55억, 6월 100억으로 수직 상승 중이다.
▽‘허준’이 일으킨 바람〓웅진식품 이외의 업체들은 드라마 ‘허준’이 매실음료 바람을 일으킨 중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5월초 역병 방역에 나섰던 허준이 열을 내리고 설사를 멈추게하는 치료제로 매실즙을 구해 환자를 치료하는 장면이 방영된 이후 매실음료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는 것. 매실은 실제로 한의학에서 신진 대사를 촉진하고 피로 회복과 변비 치료에 효과가 있으며 주름살 노화를 방지하고 피부 미용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어 이런 장면의 방영은 매실음료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고 다른 업체들은 주장한다.
하지만 웅진식품은 이같은 주장이 과장됐다며 이의를 제기한다. 초록매실은 이 장면이 방영되기 전인 올 1월 판매에 들어가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한 제품이라는 것.
웅진식품 홍보팀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 소비층의 분포가 넓어지는 바람에 매실음료의 판매량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5월초 방영된 장면은 판매량 증가의 촉매제 역할을 한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드라마의 기여도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끊임없는 신제품 개발과 다양한 판촉 전략이 매실음료 시장을 키웠다는 것이 웅진식품측의 설명이다.
▽후발업체의 추격전〓‘초록매실’이 급성장하자 후발업체들의 추격전이 시작됐다.
해태음료가 4월에 ‘참매실’을 내놓은 뒤 동원산업이 ‘청매실’, 상아제약이 ‘매력매실’, 일화가 ‘푸른매실’을 선보였고 건영식품도 ‘가야 매실농장’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해태음료는 당초 매출액을 8억원 정도로 예상했으나 최근 인기 급상승으로 12억 규모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음료업체간 최초 개발 논쟁도 뜨겁다. 해태음료는 92년 국내 최초로 매실음료 개발에 성공, ‘매실방’과 ‘매실사이다’를 선보였으며 ‘청매실’은 이같은 제품 개발의 노하우를 살려 리마케팅에 들어간 제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웅진 식품은 후발업체들이 모방식품을 내고 있다고 반박했다.
▽웅진식품의 대응〓후발업체의 추격을 물리치고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굳힌다는 것이 웅진식품의 계획이다.
웅진식품은 올 3월 본격적인 광고 마케팅에 들어간 뒤 소비층의 저변을 넓히기 위한 판촉전을 계속 펼치고 있다.
지금까지 ‘초록매실’은 자극적인 탄산음료의 맛을 꺼리는 신세대가 주로 소비했으나 앞으로는 매실의 효용을 잘 알고 있는 30대 이상도 주요 소비층이 된다는 것.
‘초록매실’을 차가운 얼음에 녹여 마시거나 소주나 샐러드에 섞는 등 다양한 시음법을 개발, 여름철 판촉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웅진식품이 히트시킨 ‘아침햇살’ ‘하늘보리’와 ‘초록매실’을 3총사로 묶어 ‘아·하·초’ 패키지 상품 판매에도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정위용기자>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