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부실공사 안전 위협"…감리원 양심선언

  • 입력 2000년 7월 14일 18시 39분


지난달 30일 기본시설 준공식을 가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이 총체적 부실공사로 안전이 우려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14일 서울 중구 정동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3년간 공사에 참여했던 감리원의 양심선언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은 준공시한을 맞추기 위한 무리한 공사진행으로 철골구조를 변경하고 방수 및 방화에 적합하지 않은 자재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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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양심선언을 한 정태원감리원은 “충분한 설계도면이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를 추진하다 보니 골조공사단계부터 수시로 설계가 변경됐고, 불에 잘 타는 합판이나 MDF판을 내장재로 사용했다”며 “감리원으로서 정당한 문제제기를 하다가 시공사로부터 폭행까지 당했고, 불합리한 설계변경과 관련해서는 이권개입 의혹도 있다”고 폭로했다.

정감리원은 “현장의 실제 진행 상황, 검측문서의 완결 상황, 각종 시정지시서의 진행 상태, 펀치 리스트 작성 및 해소 상태, 시운전 완료 상태를 확인해 보면 6월말 거행된 준공식은 완전한 허구”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경실련은 “부실공사로 재공사가 불가피한 만큼 정부는 엄청난 국민의 세금을 낭비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비난하고 감사원과 검찰이 나서 공사 관계자의 부정부패와 감리 부실을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경실련은 이날 인천국제공항 부조리에 관한 제보 접수창구를 개설했다(전화 02―775―9898, 팩스 02―757―7383, 인터넷 홈페이지 http://www.ccej.or.kr).

이에 대해 건설교통부 김세호(金世浩)신공항건설기획단장은 “내화페인트 두께 부족이나 트러스 균열 등 지적된 모든 문제가 이미 자체 점검과 감사원 등의 지적을 받고 보완됐거나 보완중인 사항”이라고 밝혔다.

김단장은 또 “경실련을 포함한 시민단체들이 수차례 영종도공항을 방문해 방수 부실 등에 대해 점검을 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혹이 있다면 언제든지 누구라도 다시 점검할 수 있도록 현장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신연수·김준석기자>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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