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뒤 기획영업 뜨고, 일반관리직 진다

  • 입력 2000년 7월 13일 19시 18분


격변과 불확실의 시대. 기업이나 회사원에게도 변화의 물결은 예외가 아니다. 기업으로 대표되는 민간분야는 정부 등 공공분야보다 훨씬 빨리, 그리고 직접적 영향을 받는다.

일본 게이오대 SFC연구소와 경제주간지 다이아몬드는 최근 100여개 일본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앞으로 채용규모와 중요성이 커질 직종과 작아질 직종, 필요한 능력요건이 크게 바뀔 직종에 대한 공동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에서 상정한 기간은 향후 3년 뒤.

조사결과는 일본기업이 직면한 변화의 본질과 개인들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분야에 대한 방향성을 보여준다. 기업이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미래형 인재’의 4대 핵심 키워드는 ‘고객’ ‘시장’ ‘기술’ ‘글로벌’. 다소 시차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이런 흐름은 우리도 비슷할 가능성이 높다.

▽채용이 늘어나는 직종〓신규인력수요가 커질 것으로 나타난 직종으로는 △기획영업 및 컨설팅영업 △컴퓨터 주변기기 △법인영업 △마케팅 △품질관리 및 품질보증 △시스템컨설팅 △마케팅 △환경엔지니어 등이 꼽혔다. 이들 직종에 공통적으로 필요한 능력은 △고객지향성 △고객 및 업계에 관한 지식 △시장동향 파악력 등이다. 게이오대 하나다 미쓰요(花田光世)교수는 “품질관리는 이미 상품, 즉 생산분야에만 머물지 않고 고객서비스라는 넓은 개념을 포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생산분야에 불어닥친 정보기술(IT)혁명으로 제조업에 IT를 결합한 새로운 능력을 지닌 기술자가 요구되면서 생산 및 제조기술, 자동차 및 수송기기도 채용이 증가할 전망. 포드 저팬의 사토 가쓰히코(佐藤勝彦)이사는 “앞으로 자동차는 컴퓨터기술을 빼놓으면 언급할 수 없다. 도요타와 소니가 손을 잡으면 포드도 위협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중요성이 더 높아질 직종으로는 경영 및 사업기획과 사업책임자가 대표적.

일본기업들은 향후 유망분야의 인재채용방식으로 기획영업 및 컨설팅영업의 경우 경력사원을, 법인영업은 신입사원을 선호한다. 컨설팅영업분야 인재는 회사 내 적임자가 적어 외부 경험자를 뽑지만 법인영업은 각 회사 특유방식의 교육이 필요하기 때문.

▽채용이 줄어들거나 필요한 능력이 달라지는 직종〓앞으로 단순관리직은 ‘수난의 계절’을 맞게 된다. 대부분의 일본 기업이 △일반관리직 △경리 및 회계 △사무보조직 △복리후생업무직을 감축할 방침이다. 일반관리직과 경리 및 회계, 인사기획업무는 필요한 능력이 바뀌는 대표적 직종으로도 꼽혔다. 공인회계사나 노무사 자격증 등으로 대표되는 전문지식은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떨어지게 된다.

인사나 경리분야의 경우 경영의 시점에서 새 구조를 구축할 수 있는 ‘체계적 사고력’이나 향후 동향을 먼저 읽는 ‘글로벌 동향 파악력’을 갖춘 경영스태프가 더욱 필요해진다. 일반관리직은 ‘단순관리형’보다는 ‘사람을 포용해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하는 능력’과 ‘데이터분석을 근거로 한 비즈니스 의사결정 능력’이 중요해진다.

<권순활기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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