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동났다"… 불볕더위에 재고 바닥

  • 입력 2000년 7월 7일 18시 19분


불볕 더위가 계속되면서 에어컨이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에어컨 시장 규모는 갑작스러운 무더위와 경기 회복 등의 영향으로 당초 예상했던 60만대보다 두배 정도 늘어난 110만∼115만대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LG전자 삼성전자 캐리어 위니아 등 생산업체들은 공장을 풀 가동시키면서 물량을 공급하고 있지만 인기 품목인 18∼23평형 스탠드형 제품의 경우 1∼2주 이상 기다려야 제품을 설치받을 수 있는 등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LG전자는 올 상반기에 지난해(28만대)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45만대의 에어컨을 판매했으며 7월 한달 동안에만 15만대 이상의 에어컨이 판매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6월 한달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정도 늘어난 15만대의 에어컨을 판매했고 7월들어 수요가 폭증하면서 1만여대의 재고가 동이 났다. 5일까지 들어온 신규 주문만 7만여대에 이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찬바람이 나오는 것이면 어떤 것이든 좋으니 빨리 설치해 줄 수 있는제품으로 달라는 고객들도 상당수”라며 “납품과 설치까지는 최소한 일주일 이상이 걸리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가정용 에어컨의 경우 보급률이 35% 정도에 불과한데다 올해 경기가 회복되면서 구입을 망설여왔던 잠재 수요자들이 실수요자로 돌아서면서 에어컨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요즘 같은 무더위가 계속된다면 올해 에어컨 판매는 외환위기 이전인 97년 수준을 능가하는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에어컨이 TV 냉장고 등을 제치고 ‘가전 제왕’으로 등극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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