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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6월 12일 20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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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다임러 막판 변수로 등장〓대우차 입찰에 참여한 업체는 GM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 피아트 현대차 등 5개사. 당초 단독으로 입찰키로 했던 다임러와 현대차가 제휴에 대해 원칙적인 합의를 이끌어내면서 대우차 인수전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제안서에 얼마를 써넣느냐가 관건이지만 현대-다임러 컨소시엄이 ‘정치적’으로 가장 유리한 입장에 선 것은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양사가 손을 잡으면서 해외 단독 매각에 대한 반대 여론과 현대측이 단독으로 인수할 경우 불거질 국내 자동차 시장 독점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동시에 비켜갈 수 있게된 것.
외국 언론에서도 양사의 제휴를 관심있게 보도하고 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12일 다임러와 현대차가 대우를 인수한 후 기아자동차와 합병해 양사가 공동 소유하는 소형차 전문 메이커로 육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몽구(鄭夢九)현대차회장은 12일 국제자동차공학회연합 주최 학술대회 개막식후 기자회견을 갖고 “다임러를 비롯한 해외업체와 컨소시엄 구성이 유력하지만 대우차 인수 이후의 구체적 운영방안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급해진 GM과 포드〓당초 대우차 인수전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GM과 포드측은 현대-다임러의 제휴 소식에 ‘허를 찔렸다’는 입장.
루돌프 슐레이스 GM부회장은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 현대와 다임러가 손을 잡은 시점에서 대우차 입찰에 대한 입장 변화를 묻는 질문에 “아직 입찰 접수 마감이 남은 상황에서 구체적인 내부 사정을 말하는 것은 어렵지만 대우차 인수에 대해 GM은 여전히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포드측에선 아직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포드가 98년 기아차 매각 당시 인수금액에서 밀려 막판에 좌절됐던 경험을 감안할 때 이번 입찰에는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낼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로펌들도 바쁘다〓대우차 매각 작업이 중반전을 넘어서면서 입찰업체를 대리해 법률적인 검토를 벌이고 있는 로펌들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24일부터 9일까지 대우센터 빌딩에서 진행된 서류 검토 작업에는 5개 입찰 참여업체를 대리한 김&장 율촌 우방 등 국내 5개 대표적인 로펌 변호사들이 모두 참여했다. 실사작업에 참여했던 한 변호사는 “단일 건에 이렇게 많은 국내 로펌이 참여한 것은 처음”이라면서 “대우차는 특히 ‘세계 경영’을 내세워 해외 공장과 법인이 많은 데다 장부상에 나와있지 않은 부채가 있는지 확인하느라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홍석민·김승진기자>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