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경제지표 상승속도 둔화…"정점지나 하강" 관측도

  • 입력 2000년 5월 30일 20시 19분


생산 소비 투자 등 실물경제 지표의 상승속도가 눈에 띄게 둔화됐다. 이에 따라 경기과열 논란은 수그러들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4월중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생산은 16.9% 늘어 증가율이 전월(17.6%)보다 소폭 하락했고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9.8%에서 76.4%로 떨어졌다. 소비부문의 도소매판매도 자동차와 도매업의 매출 저조로 인해 증가율이 12.8%에서 11.4%로 낮아졌다. 설비투자는 통신기기 컴퓨터 등을 중심으로 기업들의 투자가 지속돼 40.7%의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지만 1·4분기(1∼3월)의 57.3%보다는 둔화됐고 건설수주는 부동산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바람에 4.4% 감소했다.

주요 지표의 증가율이 일제히 낮아지자 일각에선 경기가 이미 정점에 이른 뒤 하강국면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는 실정. 그러나 통계청은 “지난달엔 자동차 파업과 총선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 등이 겹쳐 산업활동이 위축됐지만 이같은 변수를 제외하면 실제 생산은 21% 증가하고 제조업 가동률도 79%선을 유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가파른 경기상승세는 일단락됐지만 실물경제의 성장 추이는 여전히 견실하다는 설명.

현재의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자동차 파업요인 등이 반영돼 전월보다 1.0포인트 하락한 98.1을 나타냈고 앞으로의 경기상황을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의 전년동월비는 3월보다 2.9%포인트 낮아져 작년 10월 이후 6개월째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박화수(朴華洙)경제통계국장은 “선행지수가 하향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경기가 하강국면으로 가는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경기가 정점에 도달했는지는 2, 3개월 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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