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포커스]벤처 분당열풍…통신인프라 완비

  • 입력 2000년 5월 14일 19시 29분


분당신도시가 새 벤처타운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 강남지역 벤처기업 가운데 상당수가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로 사무실을 옮기고 있는 것. 이 가운데는 분당신도시에 건물을 지어 입주하는 업체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분당신도시 땅값과 사무실 임대료는 물론 아파트 시세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두루넷등 100여社 새 둥지▼

▽얼마나 옮겼나〓와이티시텔레콤은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한국통신 본사 근처에 사옥 및 인터넷방송 스튜디오를 짓고 있다. 9월경 서울 강남을 떠나 새 사옥으로 이전할 계획. 또 정보통신업체인 두루넷은 야탑역 근처 2100여평의 부지에 통신센터를 짓기로 하고 최근 기공식을 가졌다.

벤처기업들이 분당으로 사무실을 옮기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초. 특히 한국벤처기업협회 회장사인 터보테크가 지난해 3월 분당으로 이전하면서 벤처기업의 분당행이 꼬리를 이었다.

현재 서현역 주변에는 포스데이터 미래산업 대우통신 큐닉스컴퓨터 두산전자 한국통신기술 등이, 초림역 근처에는 SK텔레콤연구소와 아시아벤처금융이 입주했거나 입주를 준비중이다.

성남시 장현성(張鉉成)산업지원과장은 “현재 성남시에는 100여개 정보통신 관련 벤처업체가 입주해 있다”면서 “이 가운데 분당신도시에 70여개 업체가 몰려 있고 올들어 계속 증가 추세”라고 말했다.

▽왜 분당인가〓한국의 대표적 벤처밸리인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주변에선 사무실을 구하기가 힘든데다 임대료도 비싼 반면 분당의 경우 땅값이나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싸다. 또 한국통신 본사와 SK텔레콤연구소 등이 자리잡고 있는데다 초고속통신망 등 통신환경도 잘 갖춰져 있다.

벤처기업 유치에 적극적인 성남시의 지원도 한 요인.

최근 한국토지공사로부터 정자동 2개 필지 5000여평을 사들인 성남시는 이곳에 26층 높이의 건물 2개 동을 짓고 벤처기업을 입주시키는 내용의 ‘분당벤처타운’ 조성계획을 마련했다. 2003년경 입주를 목표로 현재 민자유치 문제를 협의 중이다. 성남시는 이곳에 700여개 업체를 입주시킬 계획. 또 현재 공사중인 야탑동 테마폴리스(7층 규모)도 벤처빌딩으로 꾸며 벤처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사무실등 부동산시장 들먹▼

와이티시텔레콤 안병연(安秉然)이사는 “분당은 서울 강남보다 초고속통신망 등 정보 통신기반시설이 더 잘 갖춰져 있는데 땅값은 5분의 1 수준”이라면서 “앞으로 테헤란로 주변 서울벤처밸리에서 양재, 포이동의 벤처타운을 지나 분당밸리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벤처벨트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벤처열풍과 함께 사무실 임대료가 오르고 아파트 전세가격도 강세를 띠는 등 분당의 부동산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한국토지공사 관계자는 “올들어 4월말까지 분당에서만 모두 6만6550평의 땅이 팔렸는데 이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배 가량 늘어난 것”이라면서 “대부분 정보통신 관련 업체들이 땅을 산 것 같다”고 말했다.

분당에서 11년째 중개업소를 운영중인 공인중개사 차유극씨는 “벤처기업들이 선호하는 서현역 주변의 경우 작년말 평당 300만원선이던 사무실 임대료가 요즘은 평당 500만원에도 물건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김경달기자> dal@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