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기업 7가지 습관]돈벌어 이자내기 급급…

  • 입력 2000년 5월 12일 20시 24분


미래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투자와 지지부진한 매출….

12일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부실기업의 7가지 습관’에 나온 부실 기업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연구원은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워크아웃이나 화의, 법정관리에 들어간 81개 비금융 상장회사를 대상으로 현금흐름 지표와 주가 변화 등을 분석해 부실기업의 특징을 분석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갚는다〓빌린 원금은 만기 연장을 하더라도 이자는 꼬박꼬박 내야 한다. 기업 부실의 결정적인 잣대는 기업 활동으로 창출한 영업이익이 채권자에게 줘야 하는 금융비용보다 더 많은지 여부. 부실기업은 영업이익을 금융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이 0.9배였다. 영업활동에서 낸 이익으로 이자도 못갚고 있다는 뜻.

▽원금 상환능력이 떨어진다〓미래가 불안한 회사에 장기로 자금을 빌려주는 투자자는 없다. 영업이익을 연간 부채상환원금으로 나눈 원금상환능력은 부실기업이 13%로 정상기업(33%)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나가는 돈이 더 많다〓투자를 정상적으로 하려면 기업으로 유입되는 현금이 운영자금과 시설투자에 들어가는 현금유출액보다 많아야 한다. 부실기업들의 부실 직전 1년간 현금 유입액은 2.2조원이었으나 유출액은 4.8조원이었다.

▽급전을 많이 쓴다〓경영이 악화되면 기업의 신용도가 떨어져 장기적으로 돈을 빌리는 게 불가능해진다. 결국 높은 이자를 내면서 단기차입금을 통해 급한 불 끄기에 바빠진다. 부실기업의 단기부채 의존도는 168%로 정상기업(88%)에 비해 배 가까이 높았다.

▽기타〓부실기업의 경우 영업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눈 매출액영업이익률이 8.9%로 일반 기업(12.3%)에 크게 못미쳤다. 또 부실 2개월 전부터 주가가 급락한 경우가 많았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