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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4월 27일 16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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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국내 증시는 외국인투자자들이 올들어 최대규모인 2262억원을 내다팔면서 종합주가지수가 700선이 붕괴되며 692.07로 끝났다.
현대그룹주는 현대건설, 현대증권등 일부 종목이 1%미만으로 올랐으나 현대상선, 현대전자등 대부분의 종목은 전날에 이어 큰 폭의 하락을 보였다. 이날 외국인들은 LG전자,LG화학등 LG그룹주도 대거 매도했다. LG그룹 계열사들이 대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LG유통 LG정유의 주식을 장외에서 비싸게 매수해온 것이 외국인들의 신뢰를 떨어뜨린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대투신의 구조조정 문제가 불거지면서 현대 계열사들의 주가가 대부분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대그룹의 계열사간 대주주간 주식거래 조사등 정부의 재벌 압박까지 맞물려 외국인투자자를 중심으로 대기업 기피증이 일고있는 것이다.
주가가 크게 빠질 경우 순매수에 나서면서 시장을 떠받치던 외국인들이 손절매를 감수하면서 매도에 나선데는 투신을 비롯한 금융권의 구조조정의 본격화도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동안 금융시장 불안의 핵이었던 투신 구조조정이 금년초 한국투신과 대한투신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에도 불구하고 아직 해결되지않아 이들 두회사에 추가로 공적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나서자 'Sell Korea'정도는 아니지만 일단 보유주식 규모를 줄인 후 투신등 금융권의 구조조정과 정부의 재벌정책 강도를 지켜보겠다는 뜻일 것이다.
이에따라 외국인이 대량 보유하고 있는 종목들은 단기적으로 매물 압박에 시달릴 것으로 우려된다. 당장 외국인이 50% 이상의 지분을 갖고있는 삼성전자가 좋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이날 주가가 10000원이나 빠진 것이 단적인 현실이지만 외국인이 산다고 뒤따라 샀던 투자자들은 대량 매물에 따른 주가하락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들어 외국인이 많이 산 종목중 현대전자는 이미 외국인들이 대거 팔고 있지만 삼성전기, 신한은행,SK, LG정보통신등도 비슷한 처지가 되지않을까 염려된다.
또 외국인들은 정부의 재벌 정책과 관련, 대기업 주식도 많이 팔고있어 대기업 계열사 종목은 당분간 비인기종목으로 추락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증권 오현석 대리는 이럴때 실적이 좋은 중견기업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대덕전자, 대덕산업,한국전기초자,동양제과,한국제지등 하락장세에서도 하방경직성을 보이고 있는 견실한 중견종목으로 눈을 돌려 조정장세를 이겨내라는 것이다.
박승윤 <동아닷컴 기자>par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