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景氣 하반기에 더 악화"…건교부, 수익급감 예상

  • 입력 2000년 3월 16일 19시 35분


건설경기 침체가 올 하반기 이후 더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6일 건설교통부가 작성한 ‘건설산업 구조개편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공사물량은 줄어드는 반면 진입규제 완화에 따라 업체수는 매년 크게 늘어 업체들의 경영난과 시장 불안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건설투자액은 외환위기 직전인 97년 90조원에 달했으나 98년 80조원, 99년 72조원으로 계속 줄었고 올해에도 75조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업체수는 97년 3900개에서 98년 4200개, 99년 5100개로 급증한데 이어 올해에는 6000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업체들의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하는 추세.

공사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공사낙찰률도 급감, 입찰자격사전심사(PQ) 공사의 경우 낙찰률이 97년 85.6%에서 지난해 73.0%로 12%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업체당 평균 수주액도 97년 202억원에서 지난해 99억원으로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

여기에 업체들이 98년 인건비와 자재비 급락을 믿고 입찰예정가의 60% 이하로 덤핑수주한 공사의 대부분이 사업계획 일정상 올해말부터 자금수요가 몰리게 돼있어 업체들의 경영난은 갈수록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건교부는 분석했다.

김민관(金敏寬)대한건설협회 정책본부장은 “수주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 때문에 낙찰률이 하한선인 73%에 몰리고 있다”며 “낙찰률 하한선을 88% 수준으로 상향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재 등록된 건설업체 중 상당수는 낙찰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만든 페이퍼 컴퍼니”라며 “덤핑입찰을 줄이려면 이같은 부실업체를 솎아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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