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쪽이 ‘승자’가 될지는 두고봐야 알겠지만 ‘가치투자’에 입각한 외국인들의 투자패턴이 돋보인다는 지적이다.
13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들은 올들어 지난 10일까지 주식시장에서 현대 삼성 LG SK 등 국내 10대그룹 계열사의 상장주식을 4조9210억원어치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의 전체 순매수 규모가 4조1800억원인 점을 감안할 때 외국인들이 10대그룹 계열사 주식을 대거 사들이면서 10대 그룹 이외의 상장사 주식을 순매도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반면 기관과 개인투자자들은 10대그룹 주식을 철저하게 외면했다. 기관투자가들은 올들어 10대그룹 계열사 주식을 2조1679억원어치,개인들은 2조6777억원어치를 각각 순매도했다.
기관 개인의 순매도 공세로 10대 그룹 계열사의 시가총액은 10일 현재 162조4938억원으로 연초에 비해 12조2800억원,7.03% 감소했다.
그룹별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삼성그룹이 3조684억원으로 가장 많으며 그 다음으로 △현대 1조1773억원 △LG 3419억원 △SK 3262억원 △롯데 147억원 △한화 138억원 등의 순이다.
외국인들은 그러나 한진 쌍용 금호그룹 계열사 주식은 순수하게 팔아치워 상반된 매매양상을 보였다.
증권전문가들은 “외국인투자자들이 IMF 이후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거치고 영업실적이 대폭 호전된 10대그룹 계열사에 높은 점수를 주는 것 같다”며 “대그룹 주가가 실적에 비해 저평가된 점을 감안할 때 장기적인 포석에선 외국인들이 투자수익을 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