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6개사 주총시즌 개막…주가관리-배당 초비상

  • 입력 2000년 3월 5일 21시 15분


주주총회 시즌이 돌아왔다.

올해 주총은 주주의 권익이 대폭 강화된 가운데 예년과 마찬가지로 참여연대를 앞세운 소수주주들과 기업간에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올린 기업들이 많아 주주들의 배당 요구와 주가 관리에 대한 목소리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17일이 피크〓증권거래소에 주총 일자를 신고한 총 406개 상장사 가운데 224개 상장사가 17일에 주총을 열 계획. 한국전력 한국통신 포항제철을 비롯, LG와 SK 계열사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올해 참여연대가 타깃으로 지명한 현대중공업 삼성전자 SK텔레콤 데이콤 등 4개사는 예년과 달리 각각 다른 날 주총을 열기로 해 눈길을 끈다.

98년과 지난해의 경우 참여연대의 표적으로 ‘찍힌’ 기업들은 같은 날 주총을 열어 참여연대의 힘을 분산시키는 전략을 펼쳤다.

올해는 삼성전자가 16일, SK텔레콤이 17일, 데이콤이 22일, 현대중공업이 24일에 각각 주총을 연다.

▽가장 큰 이슈는 ‘주가’〓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올리고도 주가가 그저그런 수준에 머물거나 오히려 하락하고 있는 기업들은 초비상 상태.

주총을 앞두고 많은 기업들은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인터넷 관련 사업이나 현금 배당 등을 주총 안건에 올려놓고 있다. 벤처기업 붐이 일고 코스닥시장이 활황세를 보이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는 주주들이 많은 점도 올해 기업들이 부담을 느끼는 대목.

▽참여연대의 전략〓참여연대는 현대중공업에 대해 주가가 상장 당시 공모가에도 못미치는 3만원대에 머물고 있는 점을 들어 경영 투명성 문제와 기업가치 회복 방안을 물고 늘어질 전망.

삼성전자에 대해선 지난해에 이어 사외이사 추천권과 내부거래 중 의무적으로 공시할 대상을 정관에 명시할 것을 요구할 계획이다.

데이콤에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2명 이상의 소액주주 추천인사를 포함한 사외이사로 이사회 절반 이상을 구성하고 사외이사 2명과 상임이사 1명으로 감사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SK텔레콤에 대해서는 액면분할을 요구해 적극 검토하겠다는 응답을 얻은 상태.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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