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인재이탈 막으려면 디지털인사로 확 바꿔!

  • 입력 2000년 2월 23일 19시 43분


“디지털 시대에선 5%의 우수인재가 95%의 종업원을 선도하게 된다.”

“앞으로 기업의 성패는 핵심인재를 얼마나 확보하고 이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선진국기업과 국내벤처기업들의 인사혁신사례 등 새로운 인사시스템을 소개한 ‘디지털시대의 인사혁명’ 보고서를 통해 삼성경제연구소는 23일 이같이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우선 핵심인재를 잡는데 기업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의 시가총액은 기업이 보유한 지식의 가치이며 지식은 핵심인재에 체화돼 있기 때문에 국내벤처기업은 이미 핵심인재의 이동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을 보이고 있다는 것.

또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인력유출을 막기 위한 인력개발부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고 선진기업들은 천재적 엔지니어, 창의적 비즈니스 리더, 창조적 상품디자이너 등 핵심인재군에 지속적 투자와 함께 파격적 보상을 실시하고 있다고 이 보고서는 소개했다.

기업구조도 수직구조에서 수평구조로 바꿔야 한다는 것. 인텔코리아는 89년 창업때부터 전체 임직원을 매니저로 부르고 있고 한국오라클은 사장 본부장 실장 팀장 등 4가지 호칭만을 사용한다. 전통적 위계질서를 없애고 횡적 조직으로 바꿔가는 추세.

‘한글과 컴퓨터’에는 노트북과 사원번호만을 부여받은 직원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들은 인사부나 영업부 소속이 아니라 회사소속이며 사이버 공간에서 필요한 업무에 참여하고 있다. 무정형의 네트워크 조직이 출현하고 있는 것. 이렇게 되면 기업조직은 개인의 전자공간이 연결된 정보공동체로 변하게 되며 기업 의사결정도 실시간으로 진행될 것이란 분석이다.

시장가치와 실적에 기초한 연봉산정과 승진제도 운영이 일반화되고 경영성과에 따른 이익배분제도,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제도가 활성화할 것으로 이 보고서는 예상했다.

앞으로 임직원의 급여는 외부에서 얼마나 받을 수 있느냐를 기준으로 하게 된다는 게 보고서의 전망이다. 경쟁사에서 김과장을 1억원으로 평가한다면 1억원을 줘야 하고 기존의 급여표는 과감히 폐기 처분돼야 한다는 것.

보고서는 지식자본을 가진 근로자들이 경영자와 대등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노사관계의 개별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고용조건도 단체협약보다는 개별적 고용계약에 의해 결정될 전망. 기존의 노조는 경영감시, 공정한 인사원칙 등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대기업이 벤처기업의 장점을 접목시키려는 시도가 늘면서 대기업도 △권한이양과 분사화, 발탁인사, 파격적인 보상 등 벤처기업의 인사방식을 도입하고 △계층구조를 최소화하고 사내 벤처나 분사 등을 제도화하게 될 것으로 분석됐다.

<임규진기자>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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