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 19일 103주년 창립일…부실털기 다짐

  • 입력 2000년 2월 18일 19시 23분


‘1906년 국내 최초로 기업영업내용 공시, 54년 시중은행 최초로 외국환업무 취급, 56년 증권거래소 상장 주식 제1호, 90년 국내 은행 최초로 무인자동화 코너 설치, 95년 한국기네스협회 국내 최고(最古)기업 인증….’

기나긴 연혁에 걸맞게 다양한 진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조흥은행이 19일로 창립 103주년을 맞는다. 1897년 서울 종각 맞은편 현 영풍문고 터에 순수민족자본의 한성은행으로 출발한 조흥은행은 103년만인 현재는 △점포 483개 △직원 6900여명 △고객 872만명 △총자산 54조원의 대형 은행이다.

19세기말에 설립돼 격동의 20세기를 거쳐 새 밀레니엄에 이르기까지 국내 금융기관 중 처음으로 3세기를 이어가는 기록을 또 하나 추가하게 됐다.

장수를 누린 만큼 생일상을 푸짐하게 차릴 법도 하지만 은행 내부는 착 가라앉은 분위기. 외환위기 때 거래기업이 잇달아 부도를 내는 바람에 생겨난 부실을 털어내느라 허덕이던 터에 지난해 대우사태까지 겹치면서 각종 경영지표가 극도로 나빠졌기 때문.

특히 주가가 액면가 이하로 떨어진 상태가 지속되면서 위성복(魏聖復)행장 등 경영진의 마음 고생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조흥은행측은 오랜 기간의 영업을 통해 구축한 고객기반이 워낙 탄탄하기 때문에 기존 부실만 정리되면 충분히 자생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친다.

위행장은 “금융 겸업화와 정보화 추세에 맞춰 사이버 뱅킹 분야에 주력하면서 여신 및 수익관리시스템을 정착시키는 등 내실을 차근차근 다져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흥은행은 2월 한달간 승용차 등을 경품으로 내건 퀴즈행사와 정기예금 금리우대 등 창립기념 사은행사를 펼치고 있다.

<박원재기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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