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LG연구소 "한국식 新경제 열쇠는 정보화 경영"

  • 입력 2000년 2월 8일 22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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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가 사상 최장기 호황 기록을 세우면서 ‘미국식 신경제’라는 용어까지 만들어냈다. 신경제는 정보통신 등 기술 혁신의 결과로 ‘고성장-저물가’가 장기간 지속되는 것. 기존 경제학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는 의미에서 신경제라는 이름이 붙었다. 과연 ‘한국식 신경제’는 가능할 것인가. 최근 국내에서도 ‘신경제’에 대한 논쟁이 분분하다.

▽미국식 신경제의 비결〓대우경제연구소는 최근 ‘한국 경제, 뉴 이코노미 가능한가’라는 보고서에서 “미국식 신경제는 인터넷 등의 보급이 늘면서 기업 경영환경이 개선됐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가 장기 호황을 누리는 이유로 우선 정보화를 꼽는 전문가들이 많다. 90년대 초반부터 비용 절감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자결재 등 정보통신 기술을 경영의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해 왔기 때문. 기술 혁신으로 생산성은 높아지고 인력 의존도가 낮아져 인건비 상승 압력은 줄었다는 것.

미국 주식시장이 유례없는 호황을 기록중인 것도 한 요인. 91∼99년 미국 다우존스공업지수는 연평균 4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기업들은 오른 주가를 활용해 막대한 투자자금을 조달하고 있고 주식 투자로 재산을 불린 미국인들은 소비를 늘려 경기 호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금융당국의 효과적인 통화정책과 안정적인 노동시장도 미국의 신경제를 떠받치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한국식 신경제의 과제〓LG경제연구원은 8일 ‘한국식 신경제를 위한 5가지 선결 과제’라는 보고서에서 “국내 기업들도 생산 마케팅 유통 조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보통신 기술을 이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IT 산업의 발전은 신경제의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연구원은 또 “국내에서도 코스닥시장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기업에 대한 정보와 투명성이 부족해 투기장화되는 등 벤처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안정적인 토양을 제공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벤처기업에 대한 정보 공시를 강화하고 자유로운 창업이 가능하도록 벤처캐피털에 대한 규제 완화와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

이밖에 미국의 시사주간지 비즈니스위크 최근호는 “한국은 인터넷 보급이나 온라인 투자 등의 지표에선 일본보다 훨씬 앞서 있지만 금융 부문이 여전히 취약하고 기업의 구조조정도 더욱 진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석민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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