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바이오텍' 정명준씨, 유산균으로 120억원 수출계약 개가

  • 입력 2000년 2월 7일 19시 48분


“한국인의 유산균으로 세계 시장을 누비겠습니다”

벤처기업 쎌바이오텍의 정명준(鄭明俊·43)사장은 요즘 우리 유산균을 대량 수출할 꿈에 부풀어 있다. 자체 개발한 단백질코팅 유산균 120억원 어치를 수출하기로 최근 해외 바이어들과 의향서를 체결했기 때문이다.

쎌바이오텍은 갓난아기를 대상으로 2년여간 연구한 끝에 97년 한국인 고유의 유산균을 배양, 대량생산의 길을 터놓았다. 또 독자개발한 단백질 코팅기술로 유산균의 장내 활성을 높이는데 성공해 관련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정사장은 창업 후 발효조 9대를 설치하는데 40여억원을 투입했다. 그나마 대기업 연구소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발효조를 직접 설계한 뒤 주문 제작해 경비를 절반 가량으로 줄인 것.

정사장은 그러나 “초기 투자비용은 많이 들지만 일단 상용화에 성공하면 원료비가 매출액의 1% 수준에 불과해 사업성은 매우 밝다”고 설명했다.

정사장은 요즘 유산균의 다양한 효능에 관심을 기울인다. 장을 깨끗하게 해주는 작용 외에도 위염을 일으키는 세균이나 여드름균을 죽이는데 효능이 있다는 점에 착안해 이를 상용화하기 위해 노력 중.

천연 송이버섯 균사체의 인공배양법도 개발, 시험설비를 가동하고 있다.

경기 김포시에 자리잡은 쎌바이오텍은 95년 자본금 2억원으로 출발한 회사. 종합기술금융이 6억원을 투자하는 등 6개 기관투자가가 참여하면서 지금은 자본금이 22억원으로 불어났다.

대웅제약 제일약품 등에 유산균 완제품을 공급하는 등 내수 위주로만 경영해 지난해 3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7명의 직원 중 20명이 연구직.

정사장은 “처음 창업할 때만 해도 ‘발효산업은 장치산업인데 벤처기업이 할 수 있겠느냐’며 말리는 사람이 많았다”면서 “그러나 이 분야는 기술에 대한 확신을 갖고 4∼5년간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3년 남짓한 임기의 대기업 연구소장은 한 가지 아이템에 집중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김홍중기자> kima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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