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폭락 표정]美-日증시 폭락에 1000선 '와르르'

  • 입력 2000년 1월 5일 20시 00분


‘전세계 증시의 동조화 추세를 감안하더라도 5일 폭락장은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 그만큼 국내 증시의 수급구조와 자생적 기반이 취약하다는 반증이다.’

미국 증시의 폭락여파로 국내 증 시가 휘청거리고 있다.

5일 주식시장은 개장초 60포인트 이상 폭락세로 출발,990선대까지 밀려난뒤 장중내내 40∼70포인트의 낙폭을 유지하는 하락장이 펼쳐졌다.

외국인들 마저 매도세로 돌아서자 당황한 일부 일반인들도 무조건 ‘팔자주문’을 내는 투매양상까지 벌어졌다.

증권전문가들은 “미국 증시의 폭락 여파로 올해 국내 증시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한순간에 희석된 것같은 느낌”이라며 “투매로 대응하기 보다는 장을 관망하면서 우량주의 저점매수 기회로 삼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증시 폭락의 충격〓이날 종합주가지수의 하루중 하락폭은 증시 사상 최대인 72포인트에 달했다. 미국 뉴욕증시가 4일(현지시간) 금리인상 우려로 98년 하반기 이후 최악의 폭락세를 보였지만 국내 경기의 빠른 회복추세를 감안할 때 ‘이건 지나치다’라는게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코스닥시장의 하락양상도 마찬가지. 미국 나스닥시장이 71년 시장 출범이래 가장 큰폭의 하락세를 기록한 가운데 코스닥시장에선 로커스 핸디소프트 새롬기술 다음 한통프리텔 등 시장주도주들 대부분이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지는 초약세장이 펼쳐졌다.

미래에셋 자산운용 이병익본부장은 “국내 증시뿐만 아니라 유럽 일본 홍콩 등 아시아증시도 동반하락의 몸살을 앓고 있다”며 “미국 증시가 안정을 되찾을 때까지 당분간 조정국면이 불가피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장세 전망 불투명해졌나〓마이애셋 최남철상무는 “앨런 그린스펀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연임된 직후 올해 미국의 금리인상폭이 1% 이상에 달할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오면서 미국 증시의 하락폭이 커졌다”고 말했다.

문제는 미국이 금리인상을 하더라도 시장에 주는 충격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단행될 것이고, 투자자들도 이같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의도를 모르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최상무는 “좀더 두고봐야 하겠지만 미국 증시의 4일 폭락수준 정도면 금리인상 우려가 준 충격이 충분히 반영된 것 아니냐”며 반등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쳤다.

실제로 5일의 폭락장세에서도 포철 현대자동차 등 실적이 우량한 저평가종목들이 강세를 보인 것은 향후 장세를 낙관적으로 보는 ‘저점 매수’세력이 있다는 반증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보수적인 미국연기금이 최근들어 이들 국내 우량종목을 ‘저점매수’하는 주력부대로 등장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는 것.

또 작년말 이후 매도세로 일관하던 국내 법인들도 이날 일부 개인들의 투매성 물량을 저가에 매수하는 기민한 모습을 보인 점도 눈에 띈 현상이었다.

▽장세 대응 어떻게 해야 하나〓미래에셋 이병익본부장은 “당분간은 주춤하겠지만 이달 20일 이후 발표되는 첨단기술주의 실적호전 재료를 바탕으로 반등의 기회를 잡을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에셋 황영원주식운용팀장은 “작년말 이후의 상승장은 일부 정보통신주들이 주도했다는 점에서 왜곡된 점이 없지않다”며 “낙폭과대 우량주와의 가격차가 좁혀지면서 상승의 모멘텀을 확실히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권전문가들은 △데이콤 등 정보통신주들의 조정은 당분간 계속되는 가운데 △실적대비 저평가종목으로의 순환매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들 종목에 관심을 둘 것을 조언했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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