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한국경제 기상도]구조조정 약효 '탄탄대로'

  • 입력 1999년 12월 31일 19시 05분


99년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두자리수 성장률이라는 경이적인 성적을 기록했던 한국경제는 새해에도 비교적 순탄한 항해를 계속할 전망이다.

국내외 주요연구기관들이 발표한 ‘2000년 한국경제전망’은 △잠재성장률에 가까운 성장 △100억달러 이상의 경상흑자 △3%대의 소비자물가상승률로 압축된다.

이같은 긍정적인 전망은 금융과 기업의 구조조정 효과가 본격화하는데다 세계 경제도 호조를 보일 것이란 예상을 토대로 한 것.

이에 따라 과열성장에 따른 인플레 압력이 우려되는 가운데 근로자들의 임금상승요구가 최대의 복병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부도 물가안정을 새해 경제정책의 최대과제로 삼고 안정적 통화재정정책,임금인상억제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

하지만 구조조정과정에서 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던 근로자들이 정부의 안정화시책에 그대로 따라줄 지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분석이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새해 성장률을 7.8%로, 한국은행은 7.2%로 예측하는 등 권위있는 기관들이 7%대 성장률을 내다봤다.

미국 데이타리서치연구소(DRI)가 99년 8월 3.0%대를 예측한 것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연구기관들이 5%대 이상의 성장률을 전망했다.

물가불안없이 달성가능한 성장률인 잠재성장률이 대략 5∼6%인 점을 감안할 때 새해 경기가 과열양상은 아닌지를 걱정해야 할 국면이다.

새해 경상수지흑자는 99년보다 크게 줄어들 전망.

원화절상과 경기회복에 따른 수입확대로 흑자축소가 불가피하다는 게 연구기관들의 분석이다. 100억달러 정도의 흑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KDI는 126억달러까지 내다봤다.

설비투자는 99년보다 다소 줄어든 12.4%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99년 하반기중 설비투자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른 불가피한 현상으로 풀이된다. 건설투자는 99년 마이너스에서 새해엔 본격적인 증가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연구기관들은 평균 6.9%증가를 예상했다.

KDI와 한국은행이 우려하는 것은 고속성장에 따른 물가불안압력.

99년 0.8%에 그쳤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새해엔 3%대를 보일 전망이다. 현대경제사회연구소는 4.0%까지 예상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고성장에 따른 인플레압력과 함께 국제유가와 임금의 상승에 따른 비용상승 등으로 물가불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KDI는 인플레압력이 확대되면 임금과 금리의 상승을 초래해 2001년 이후 경제불안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했다.

〈임규진기자〉mhjh22@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