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편식 위험수위]情通株 '후끈' 기타株 '썰렁'

  • 입력 1999년 12월 22일 19시 00분


최근 심화되고 있는 거래소시장의 정보통신 관련주 편식현상이 시장의 체력약화와 개미군단의 투자의욕을 잃게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 투자자금이 코스닥시장으로 몰리면서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간의 불균형을 초래, 거래소시장의 왜곡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위축되는 거래소시장〓10월말이후 SK텔레콤과 데이콤 등 정보통신 관련주는 200∼300%의 폭발적인 상승율을 보였지만 나머지 종목, 특히 대중주들은 ‘날개없는 추락’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달 들어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우선주 제외)이 57개인데다 이중 21일에 연중 최저로 떨어진 종목도 29개나 되는게 단적이 예다.

한때 ‘바이오붐’을 타고 기세좋게 오르던 동아제약과 종근당 녹십자 삼성정밀화학 등의 생명공학 테마주도 정보통신 강풍에 밀려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 때문에 거래소시장의 거래대금은 4조원대 밑으로 규모가 점차 줄어들고 하락종목이 상승종목보다 6,7배 많은 심한 차별화장이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대우증권 이종우연구위원은 “요즘에는 투자자들이 보유종목을 팔아 정보통신주를 사는데 한계가 있고 새 투자자들도 비싼 정보통신주 투자를 포기해 시장의 체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악화되는 주변여건〓투신권 등 기관투자가들의 매수여력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1∼15일 투신권 주식형수익증권은 4800여억원, 공사채형은 4조2000여억원이 빠져나갔다.

이달에 만기가 되는 스폿펀드규모가 8000억원대에 이르고 만기연장 대신 청산하기로 한 뮤추얼펀드물량도 5900여억원인 것으로 잠정 집계돼 시장에 큰 부담요인이 되고 있는 것.

신흥증권 이필호과장은 “21일에 3년만기 회사채금리가 3개월만에 다시 두자리수로 올라서는 등 최근의 금리 움직임이 주식시장을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환율의 하락추세는 외국인 자금의 유입을 촉발하지만 외국인투자자들이 정보통신 관련주만 선별 매수하기 때문에 주식시장의 차별화를 가속화시킬 뿐이라는 것.

▽향후 전망과 대응전략〓대우증권 이연구위원은 “종합주가지수 변화와는 별도로 정보통신주의 상승 장세가 연말까지 이어지면서 20세기 종가는 세자리로 끝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흥증권 이과장은 “주식시장에서 많은 종목이 장기간 소외될 경우 결국 정보통신주에도 역풍이 몰아치게 될 것”이라며 “당분간 코스닥시장의 투기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증권 전진오연구원은 증시 주변여건이 나쁜데다 Y2K 등 악재를 무릅쓰고 주가지수가 900중반을 유지하는데는 정보통신주가 뒤를 받쳐주기 때문이라며 순기능을 말하기도 했다.

미래에셋 이병익운용3본부장은 “요즘은 전통적인 우량주를 고집하는 펀드매니저도 어려움을 겪는다”며 “저평가 우량주를 저가매수해 정보통신주가 주춤할 때 종목교체를 하는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 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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