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投-大投출자 '약효' 의문…국책銀 순환출자 하는셈

  • 입력 1999년 11월 5일 19시 18분


한국투신과 대한투신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투입하는 공공자금 2조8000억원중 국책은행을 통한 우회출자분은 사실상 순환출자에 해당하고 정부의 직접 현물출자분은 공기업 민영화계획에 묶여 있어 현금화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상 순환출자〓산업은행은 한국투신 출자에 앞서 정부로부터 기업은행 주식 5000억원, 수출입은행 주식 1000억원을 현물로 출자받는다. 기업은행은 작년 10월 정부로부터 포철주식 3000억원, 담배인삼공사주식 1조2000억원을 현물로 출자받았다.

두 은행은 앞으로 한투와 대투에 각각 1조3000억원, 6000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고려대 이만우(李晩雨)경영학과 교수는 “이는 우리나라 대기업에서 보는 전형적인 순환출자이며 이들 은행과 투신사의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할 경우 실제로 늘어나는 자본금은 얼마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현금화 어려운 공기업 주식〓기업은행 주식은 전체 주식의 2%정도가 코스닥에서 거래되고 있다.

정부가 기업은행 전체 주식의 17.1%에 해당하는 현물을 한투에 출자하게 되면 이것을 처분해 현금화해야 하는데 물량이 너무 많아 코스닥을 통한 유동화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부가 대투에 출자하는 담배인삼공사 주식 역시 최근에야 전체의 18%가 처음 상장돼 거래되고 있다.

정부는 담배인삼공사의 국내 추가 상장이 어렵다고 보고 기업은행이 보유중인 15% 지분만 해외DR 발행으로 매각할 계획을 갖고 있어 출자받는다 해도 당장에 현금화하기는 어렵다.

수출입은행 주식은 아예 거래가 되지 않는다.

산업은행이나 기업은행은 포철이나 한전주식 등 대량으로 거래되는 상장주식도 갖고 있지만 각각 공기업 민영화계획에 잡혀있어 투신사들이 이들 주식을 출자받는다 해도 마음대로 처분할 수는 없는 것들이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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