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해외채권단 부채 동결…정부 보증요구 철회

  • 입력 1999년 10월 20일 02시 10분


대우그룹 계열사의 주요 해외채권금융기관들이 대우계열사별로 부채를 동결하고 채무상환을 일정 기간 연장하기로 국내채권단과 잠정 합의했다.

또 그동안 줄기차게 요구해 온 대우 채권에 대한 정부의 지급보증요구를 철회하고 워크아웃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정부와 국내 채권단에 전달해왔다.

정부와 국내 채권단은 이와 관련해 대우 워크아웃 과정에서 채무조정계획과 주요 자산 및 지분 매각 등을 최종 결정하기에 앞서 해외채권단의 동의절차를 밟도록 비토권을 부여할 방침이다.

대우 처리방안에 그동안 강한 불만을 표시해왔던 해외채권단이 이처럼 대우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협조의사를 밝혀옴에 따라 정부는 앞으로 좀더 수월하게 대우문제를 처리할수 있게 됐다.

금융감독위원회 고위관계자는 19일 “국내 협상팀과 해외채권단 운영위원회가 13일부터 미국 뉴욕에서 진행중인 실무협상에서 해외채권단측은 대우의 부채를 일단 동결하고 올해말이나 내년 3월까지 채무상환을 연장하겠다는 의사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그동안 몇몇 은행이 강력히 요구해온 정부의 지급보증요구도 사실상 철회했으며 일부 은행은 대우 워크아웃 플랜에 참가해 출자전환과 신규자금지원을 해줄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고 말했다.

대신 정부와 국내 채권단은 대우가 채권단에 제공한 10조원의 담보중 1조원을 해외채권단에 배분할 뜻을 전달했으며 워크아웃 진행과정에서 해외채권단의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비토권을 주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뉴욕 실무협상은 대우와 국내채권단이 선임한 국내 법률자문단과 체이스맨해튼 씨티 HSBC ABN―AMRO UBS 도쿄미쓰비시 다이치간교 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 아랍은행 등 8개 주요은행으로 구성된 해외채권단 운영위원회가 진행중이다.

양 협상팀은 20일(미국 현지 시간으로 19일)까지 합의안을 도출해 28일 도쿄에서 200여개 대우 해외채권단이 참가한 가운데 열리는 전체 해외채권단회의에 합의안을 상정하게 된다.

금감위 관계자는 “주요 은행들이 참가한 운용위원회에서 주요사안이 합의되면 대강의 틀은 마련된 것이지만 해외채권단의 최종 입장은 28일 도쿄회의 결과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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