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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0월 3일 20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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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는 이번 방북에서 서해안공단의 입지와 구체적인 개발계획에 대한 합의까지는 얻어내지 못했다. 그러나 그동안 북한 일부 지도층의 반대로 공단 조성 자체가 불투명했던 것에 비하면 공단 조성의 대원칙을 확인받았다는 것은 대단한 성과. 이에 따라 그동안 계획만 잇따라 내놓고 별 진전이 없던 공단개발 작업이 본격 착수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비록 김정일로부터 언질을 받았더라도 서해안공단사업은 아직 갈길이 멀고 험하다. 전력공급 등 쉽게 해결될 수 없는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양측의 합의가 실무협상 과정을 거쳐 가시화되기까지에는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금강산사업에서 외국인 관광 허용을 ‘최종 승인’받은 것은 현대가 올 초부터 기다리던 ‘굿 뉴스’다. 외국인관광은 당초 올 상반기에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계속 지연돼왔다. 외국인이 금강산 관광선을 탈 수 있게 되면 금강산 관광선에 카지노를 설치할 수 있게 되는 등 수익성 개선 측면에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는 국내외 기업의 투자 유치에도 유리한 분위기를 조성할 것으로 보인다. 금강산여관을 임대 사용할 수 있게 됨으로써 숙박 시설을 확보해 관광일정을 다양화할 수 있는 바탕도 마련됐다.
그러나 한편으로 정주영―김정일 면담은 ‘바람 많은’ 대북사업의 속성을 드러내고 있기도 하다. 최고 지도자를 만나 보증을 받아야 돌파구가 열린다는 얘기는 그만큼 ‘대북사업〓벤처사업’이라는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얘기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