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접대비 'IMF무풍' 3년간 10조원 물쓰듯

  • 입력 1999년 9월 30일 19시 42분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이후에도 우리나라 기업들의 접대비 지출이 계속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30일 국정감사 자료에서 96∼98년 3년동안 우리나라 기업들이 기밀비 교제비 등 접대명목으로 쓴 비용이 모두 9조9898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연도별로는 △96년 2조9656억원(법인수 13만1117개) △97년 3조4988억원(14만6687개) △98년 3조5254억원(16만3250개)으로 외환위기 이후에도 접대비 지출 총액은 증가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기업 접대비 총액은 늘었지만 신고법인수도 증가해 법인 평균 접대비 지출은 97∼98년중 2380만원에서 2150만원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자금사정이 급격히 나빠졌지만 거래처 관리 등에 지출하는 접대비를 줄일 수는 없었다”며 “기술수준이 뛰어나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일부 업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마찬가지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이 학술 연구단체 장학법인 등에 낸 기부금은 △96년 2조323억원 △97년 1조8784억원 △98년 1조4036억원으로 해마다 줄어들었다.

국세청은 지난해 소득세법 개정으로 99년 1월1일부터는 건당 5만원 이상의 접대비는 신용카드 영수증이나 세금계산서 등 정규영수증이 있어야만 필요경비로 인정되므로 기업의 접대비 지출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담배인삼공사는 섭외성경비로 97년 13억원 98년 7억원을 각각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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