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F환매허용 첫날 표정]'전액 지급'번복에 항의소동

  • 입력 1999년 8월 19일 19시 11분


수시입출금 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 개인고객에 한해 대우채권비율에 관계없이 대부분의 돈을 돌려주기로 한 19일 일선 증권 투신사 창구는 예상보다 차분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MMF 환매확대 대상에서 제외된 일반법인 및 만기가 돌아온 공사채형 수익증권 고객들의 강력한 항의가 빗발쳤다.

▽환매 진정되나〓오후 2시반 현재 7개 대형 증권사와 투신사에 요청된 수익증권 환매규모는 2조7200억원으로 전날 같은 시간의 3조1200억원보다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금융감독위원회는 집계.

특히 2조2000억원 가량이 금융기관 환매요청이고 개인환매는 3000억원대에 불과, 우려했던 MMF 고객 환매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최근 뜸했던 MMF 신규자금 유입이 다시 시작돼 일선 창구직원들은 크게 고무된 분위기였다.

▽MMF 개인고객은 안정〓18일 MMF 개인고객에게는 대우채권 비율과 무관하게 전액 환매해 주겠다고 약속한 대형 증권사들은 하루아침에 태도를 바꿔 투자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증권사들은 “비대우채권 부분은 전액, 대우채권 부분은 95%를 돌려주기로 한 증권업협회 사장단의 결의사항을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속사정이 있었다.

확인결과 이 과정에서 업계의 과당경쟁을 우려한 금감위 등 정부의 강력한 자제요청이 있었던 것. 정부의 요청을 직접 받지 않은 증권사들도 ‘튀어봤자 좋을게 없다’는 생각에 고객과의 약속을 저버렸다.

전액환매를 믿었던 일부 고객들의 항의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손에 쥘 수 있는 돈이 크게 차이나지 않자 만족하는 모습들. LG증권은 MMF자금 1000억원이 새로 들어와 환호하기도 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개인고객들의 불안심리가 많이 누그러진 것같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 이어 투신사들도 이날 개인 MMF에 대해 대우채권부분 기준가액의 95%까지 환매해주기로 결정하고 곧바로 시행키로 했다.

▽법인 단기공사채형 고객 불만 커졌다〓MMF에 가입한 개인고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된 일반법인 및 단기공사채형 가입고객들은 아침부터 객장을 찾아 거세게 항의했다. 특히 자금결제 수요가 집중되는 월말을 앞두고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돈을 찾아야하는 일반법인들의 항의가 거셌다.

만기가 지난 공사채형 수익증권 가입자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공사채형 수익증권 가입자들은 만기가 되더라도 곧바로 찾지 않고 돈이 필요할 때까지 그냥 놔두는 경우가 많아 날벼락을 맞은 것.

모 증권사 투신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환매제한 해제를 검토했지만 자금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판단에 따라 보류했다”며 “감독당국도 만류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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