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北, 금강산관광 재개키로…정부 『신변보장책없인 不可』

  • 입력 1999년 7월 11일 19시 32분


금강산 관광선 출항 재개를 둘러싸고 현대그룹과 정부가 이견을 보이면서 금강산 관광사업이 진통을 겪고 있다.

현대는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에 어느 정도 합의를 본 만큼 일단 관광선을 출항시킨 뒤 계속 협상을 벌이겠다는 입장인 반면 정부는 완전한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관광선은 못 띄운다는 태도다.

11일 정부와 현대 관계자 등에 따르면 현대는 북한과의 중국 베이징(北京) 협상에서 상당한 합의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는 당초 문제의 조항인 관광세칙 35조(북한 체제 비난 관광객의 억류 규정)의 폐지를 요구했으나 북측이 거부하자 대신 포괄적으로 돼 있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바꾸고 위반 관광객 조사시 현대측 인사가 함께 참여해 조사하는 방식으로 고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요구에 북측도 긍정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와 북측은 일단 배를 띄운 뒤 추후 협상을 계속 벌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헌(鄭夢憲)회장도 지난주 “15일경에 관광선 출항을 재개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정부는 “확실한 신변 보장책 없이는 관광선 출항은 절대로 안된다”는 강경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공동조사 정도의 합의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현대와 정부가 이견을 보이면서 북한은 15일로 예정된 현대 농구단과 실무협상단 방북도 거부했다.

한편 현대측은 12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아름다운 금강산 특별전’에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이 자리를 함께 하는 것을 계기로 출항 재개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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