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작년 경영분석]제조업 재무구조 겉만 좋아져

  • 입력 1999년 5월 7일 19시 40분


국내 제조업체들은 자산재평가를 통해 97년말 396.3%였던 부채비율을 작년말 303.0%로 낮췄다. 자기자본 비율은 20.2%에서 24.8%로 개선됐다.

한국은행이 2천1백여개 제조업체를 표본조사해 7일 발표한 ‘98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작년말 부채비율이 200% 이하인 업체는 전체의 40.4%로 97년말(26.3%)보다 14.1% 포인트 높아졌다.

수치만 놓고 보면 극심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기업 재무구조는 오히려 더 탄탄해진 셈. 그러나 지난해 국내 제조업의 자산재평가 차액이 37조원으로 부채 비율을 90%포인트 낮추는 효과가 있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의 실제 재무구조는 거의 나아지지 않았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지난해 제조업체들은 영업 부문에서 이익을 내고도 과다한 금융비용 부담을 견디지 못해 한은이 기업경영 통계를 작성한 62년 이후 최대 폭의 적자를 냈다.

작년 제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영업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눈 비율)은 6.1%이지만 영업이익에서 순 금융비용 등을 뺀 경상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눈 비율은 -1.8%로 낮은 수준. 1천원어치 물건을 팔면 18원이 밑지는 장사를 한 셈이다.

경상이익이 적자인 업체의 비중이 97년말 27.2%에서 29.0%로 늘었다. 한편으론 경상이익률이 10%를 넘는 업체 비중도 5.9%에서 8.7%로 증가, 기업별 수익성이 양극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 제조업의 금융비용 부담률 9%는 0.9%인 일본이나 2.2%인 대만에 비해 너무 높은 수준이며 국제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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