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나이스국장 『한국, 경제위기 극복 자만은 금물』

  • 입력 1999년 2월 2일 19시 28분


“한국이 작년의 경제위기를 극복했다고 자기만족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 경제회복을 위한 전투의 승리를 선언하기엔 너무 이르다.”

휴버트 나이스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국장이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이 신문은 1일 ‘IMF, 한국의 자기만족에 경고’라는 제목으로 인터뷰 내용을 소개했다.

나이스국장은 “한국에서는 재벌그룹의 중요한 구조조정이 이제 막 시작됐고 여전히 어려운 시기가 앞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IMF 고위 관리의 이같은 평가는 최근 한국 증시가 세계에서 유망한 시장이 되고 있고 신용평가기관들이 한국의 신인도를 상향조정한 이후 형성된 국제금융시장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보도했다. 서울의 민간 경제학자들은 이렇게 조금 나아지는 것같은 분위기가 형성되자 한국정부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기업개혁 같은 어려운 결정을 미적거릴 것으로 우려한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나이스 국장은 “재벌그룹의 구조조정이 보다 더 심화돼야 하는데도 자동차와 전자 등 한국경제를 멍들게 한 과잉시설을 폐쇄하는데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으로 금융부문에 엄청난 공적자금이 들어가고 있지만 아직도 더 투입돼야 한다”면서 “이러한 과정이 모두 완료돼야만 한국이 자력에 의한 경제회복을 자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지수인 실업률이 약 7%에 이르고 있다”면서 “실업률이 더 올라가서는 안되겠지만 상당기간 높게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인도네시아에 새로운 위기가 발생하거나 일본의 경기후퇴가 지속되면 아시아지역의 경기회복이 궤도를 이탈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황호택기자〉ht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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