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硏 기업경영보고서]「체질」은 못바꿨다

  • 입력 1998년 12월 2일 19시 27분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1년동안 국내기업들은 ‘잘라내기’식 구조조정으로 일단 도태위기는 모면했으나 근본적인 체질강화는 이루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일 ‘IMF 1년, 기업경영의 변모와 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경기호전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기업들사이에는 새로운 경영질서의 필요성보다는 ‘이 고비만 넘기자’는 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IMF직전 달러환율과 금리가 폭등하면서 사상최대의 경상이익 적자를 기록하자 기업들은 앞다퉈 자산 및 사업매각 인력감축 원가절감 등 초긴축정책을 추진, 유동성확보에 전력을 기울였다.

이에 따라 올상반기 4백77개 상장사의 인건비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7.9%나 감소한 반면 부채비율은 355%에서 6월말 344.6%로 다소 낮아지고 적자폭도 줄어드는 등 일단 급한 불은 껐다.

이에 힘입어 올 하반기들어 심각한 불황위협에서는 일단 벗어났으나 한편에선 기업구조조정 빅딜 등 정부로부터 강력한 기업개혁의 압박을 받게 됐다.

이에 대해 삼성경제연구소는 “감량경영을 통한 위기 극복은 일단 어느정도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할 수 있으나 경영환경의 지각변동에 대해서는 대응이 크게 미흡, 잠재성장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도 위기극복에 급급한 나머지 핵심사업 등 종자사업까지도 매각하는가 하면 시스템의 개혁없이 양적인 인력조정만 단행, 미래 경쟁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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