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3차투자협상 전망]美 불평등 「투자협정」강요

  • 입력 1998년 11월 14일 08시 44분


미국이 외환거래 제한제도(세이프가드) 폐지와 스크린쿼터제 폐지 등의 내용을 담은 ‘투자협정 표준안’을 17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투자협정 3차 협상 때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재정경제부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미국은 94년 제정한 ‘투자협정 표준안’을 한미투자협정에 관철시키기 위해 한국 정부에 압력을 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 표준안의 제정 이후 몽골 요르단 등 10여개국과 협정을 맺으면서 국가별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이를 관철시켜왔다.

이 표준안은 외환위기나 천재지변 전쟁 등의 비상사태 발생시 외환거래를 제한하는 세이프가드제도를 폐지하도록 하고 있어 협상과정에서 상당한 논란이 빚어질 전망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이미 내년 4월에 발효되는 외국환거래법에 세이프가드 조항이 들어가 있으며 국내 외환시장의 안정을 위해 이를 폐지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절대 수용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또 미국의 표준안은 현지 제조물을 일정 비율 사용하도록 하는 의무조항과 신문이나 방송 등 특정산업 경영자의 국적을 제한한 조처 등을 모두 폐지하도록 하고 있다. 이 안대로 투자협정이 맺어지면 한국영화 상영을 의무화하는 스크린쿼터제나 담배인삼공사의 국산 잎담배 사용의무 등도 없어지게 된다.

반면 이 표준안은 미국의 주정부가 자기 주 이외의 기업에 대한 차별대우를 인정하고 있어 우리 기업이 미국에 진출할 경우 해당 주의 기업보다 못한 대우를 받을 소지가 커 명백한 불평등 소지를 안고 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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