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거래 등장인물]錢主중심 수십명 점조직 활동

  • 입력 1998년 10월 19일 19시 31분


사채거래의 등장인물은 매우 많다. 돈을 빌려주는 측은 △전주(錢主) △대리인(사채업계에선 ‘집행관’으로 통한다) △사무장 △계약서류 작성 등에 조언을 해주는 변호사 △회계사 △감정사로 구성된다. 규모가 클 때는 30여명이 결합한 회사형태를 이루기도 한다.

대리인은 전면에 나서기를 꺼리는 전주를 대리해 계약서를 작성하고 돈을 건네주고 이자를 챙겨 전주에 전달하는 역할. 사무장은 돈 쓸 사람을 찾아다니는 ‘영업’을 맡는다.

1백억원에 이자 8%, 수수료 10%라고 하면 이자는 전주가 챙긴다. 수수료는 대리인과 사무장이 6대4정도의 비율로 나눈다. 돈 규모가 클 때는 전주 한 명이 여러명의 대리인을, 대리인은 여러명의 사무장을 거느린다. 또 사무장도 자기 직원들이 있다.

이들은 자신의 바로 윗사람만 아는 형태의 점조직으로 활동한다. 같은 전주 밑의 사무장끼리 경쟁을 하기도 한다. 업계관계자는 “전주 1명의 돈이 사무장 10명에 의해 평균 10배 이상으로 부풀려지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 사무장은 “서너건만 성사시키면 평생 먹고 살 돈이 생긴다는 유혹때문에 사채시장에 매달린다”면서 “그러나 그런 거래가 수시로 일어나는 것은 아니어서 10명에 9명은 큰돈을 만지지 못하고 세월만 보낸다”고 말했다.

〈이용재기자〉y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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