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自 유찰 가능성…부채탕감액 많아 채권단서 거부움직임

  • 입력 1998년 10월 18일 19시 56분


기아 아시아자동차 3차 국제입찰 결과가 19일 발표된다.

기아 아시아자동차 법정관리인인 류종렬(柳鍾烈)기아회장은 이날 오전 기아입찰사무국의 평가결과를 통보받고 이를 산업은행과 협의한 뒤 입찰결과를 공개한다.

그러나 산업은행을 중심으로한 채권금융단은 입찰사무국의 평가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혀 3차 입찰도 유찰될 가능성이 현재로선 매우 높다.

기아입찰을 담당하고 있는 산업은행 박상배이사는 17일 로이터통신과 가진 전화인터뷰에서 “응찰업체들의 부채탕감 요구 금액이 너무 많아 채권단이 입찰결과를 거부할지도 모른다”며 “이는 기아입찰사무국이 낙찰자와 예비낙찰자를 발표해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낙찰자 선정 후 법원의 법정관리 인가를 위해서는 회사정리계획안에 채권단의 동의를 구해야 하며 부채탕감 규모에 채권단이 동의하지 않을 경우 낙찰자 선정은 무효화된다.

이에 따라 이번 입찰에서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해 낙찰이 유력시되는 현대와 대우자동차가 채권단의 유찰 움직임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현대와 대우는 “채권단이 입찰을 무효처리할 경우 이는 수의계약을 통해 기아를 포드에 넘기기 위한 포석”이라며 “채권단이 부채탕감금액 결정을 응찰업체들에 위임한 만큼 탕감 규모에 상관없이 낙찰자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그룹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만약 채권단이 입찰결과를 무효화하고 수의계약을 통해 기아를 포드에 넘길 경우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혀 입찰이 무산될 경우 심각한 후유증이 예상된다. 그러나 채권단은 이번 입찰이 유찰되면 곧바로 수의계약 또는 청산 위탁경영 등을 통해 기아문제를 처리할 방침이다.

이 경우 채권단에 부담이 큰 청산이나 위탁경영보다는 수의계약 방식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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