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위 구조개편 3단계방안]재벌 계열사 대폭정리 추진

  • 입력 1998년 10월 17일 08시 59분


금융감독위원회는 5대 그룹의 계열사 구조를 앞으로 3년내에 주력기업 위주로 개편하기 위한 3단계 방안을 내놓았다.

재벌의 선단식(船團式) 사업구조의 사실상 해체추진을 시사하는 이같은 정부측 시나리오에 대해 재계에선 “너무 몰아붙인다”는 등으로 반발했다.

금감위는 16일 5대 그룹 계열구조를 △1단계로 업종별로 수직독립화하고 △2단계로 업종내 독립기업화한 뒤 △3단계로 외국과의 합작 등을 통해 주력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을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사실상 과거와 같은 의미의 재벌은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금감위가 발표한 ‘기업 구조조정 추진현황과 향후계획’에 따르면 1단계는 수많은 업종에 진출하고 있는 재벌이 1∼4개 업종에 주력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종(異種)업종간 자금지원 및 상호지급보증과 부당내부거래를 해소하고 이종업종 자회사간 출자지원 해소 등을 추진키로 했다.

2단계로는 재벌의 주력 계열사를 독립기업으로 만드는 것이다. 동일업종내 계열사간의 자금지원과 상호지보를 해소하고 비주력 사업부문을 정리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3단계는 주력기업이 외국과 합작하거나 경쟁력 없는 사업을 정리하는 등의 방법으로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국제경쟁력을 갖춘 독립기업으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다.

금감위는 이 방안을 채권금융기관이 주축이 돼 그룹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의 일환으로 추진토록 할 계획이며 이 작업을 촉진하기 위해 계열사 상호지보 해소방안과 원칙을 곧 마련해 제시키로 했다.

금감위는단계별추진일정을 밝히지않았으나올해1단계작업에 착수해 이르면 3년 내에 3단계 작업을 완성한다는 방침이다.이같은 정부 방안에 대해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재계는 당초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합의한 5대개혁사항을 일정대로 착실히 추진해나가고 있는데 정부가 재계에 대한 불신감 때문에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일을 처리하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정부가 재벌해체부터 주장하고 나서면 기업의 존립자체가 불가능해진다”고 우려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도 “정부는 재계가 약속한 구조조정 합의시한인 다음달말까지 기다려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영이·김상철기자〉sckim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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