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산하단체-민간硏, 내년 경기전망 크게 엇갈려

  • 입력 1998년 9월 21일 19시 13분


내년도 경제성장률과 경기회복 시점을 놓고 정부산하 연구소와 민간경제연구소의 전망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특히 정부산하 연구소들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중 경기저점을 지난 뒤 회복세를 보이면서 성장률도 증가세로 돌아선다는 낙관론을 펴는 반면 민간연구소들은 내년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산업연구원(KIET)은 내년 2·4분기(4∼6월)중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 연간 경제성장율이 2.1%대에 이를 것이라는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온기운 KIET산업동향분석실장은 “경기선행지수가 4개월째 최저점에 도달한데다 앞으로 정부의 경기부양책, 금융권 구조조정 마무리 등에 따라 민간소비가 살아나고 신용경색이 풀려 투자 수출 수입 경상수지 등 모든 부문에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개발원(KDI)도 최근 전망에서 내년 2·4분기에 경기저점을 통과, 연간 성장률이 1.8%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홍기석 KDI연구위원은 “전분기대비 경제성장률 하락폭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로 내년 1·4분기(1∼3월)에 제로상태에 도달한 뒤 내년 하반기쯤 증가세로 돌아서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경제성장률 자체는 다소 낮추는 수정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삼성 대우 등 민간경제연구소들은 “정부가 지나치게 낙관론을 펴고 있다”며 “막연한 낙관론은 우리경제가 처한 문제점을 간과하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1일 정부의 과감한 경기부양책이 없을 경우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1.8%를 기록하고 경기회복도 2000년 상반기에야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우도 -1.7% 성장에 2000년 상반기 회복을 전망했으며 LG와 현대도 마이너스 또는 0%대 성장에 그치고 내년 하반기에나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순원 현대경제연구소전무는 “내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가 최소한 15조∼20조원은 쏟아부어야 하는데 실효성 있는 경기부양책 없이 무조건 경기가 좋아진다고 낙관론을 주장하면 적절한 정책판단이 어렵게 된다”고 지적했다.

신후식대우경제연구소 연구위원도 “국내외 전체상황에 비추어볼때 내년까지 경기가 좋아질만한 요인이 없다”며 “국민의 심리적 위축을 막아야 할 필요성은 있지만 그보다는 경제실상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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