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車 반도체등 10대업종 빅딜통해 전문화 유도

  • 입력 1998년 8월 5일 19시 30분


정부는 자동차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 조선 발전설비 액정화면(LCD) 시멘트 철도차량 항공 등 10대 업종을 중복투자업종으로 보고 대규모 사업교환(빅딜) 등을 통해 이들 업종의 전문화를 강력히 유도해나가기로 했다.

이는 당초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3개 업종에 대해 빅딜을 유도한 데서 업종을 대폭 늘린 것으로 향후 정부가 업종전문화를 중심으로 강력한 대기업 구조조정정책을 펼 것을 예고하는 것이다.

정부는 또 빠르면 다음주 중에 5대 재벌 실무진들이 마련한 빅딜 초안을 검토하기 위한 제2차 정부―재계 회동을 가질 계획이다.

박태영(朴泰榮)산업자원부장관은 5일 “장치산업 등 10대 업종에 대해 사업교환 등을 통해 사업전문화를 적극 유도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신산업정책 추진방침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산자부는 이들 업종에 대한 재벌의 사업전문화를 강력히 유도하기 위한 제도를 8월 임시국회에 상정할 산업구조고도화촉진법 제정안에 담아 법안이 통과되는대로 시책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박장관은 “그러나 80년대 정부가 강제적으로 업종을 통폐합한 산업합리화정책과는 다르다”며 “사업교환이나 과잉설비 매각때 세제혜택 등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장관은 “5대 재벌이 가시적인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는 국민의 비판의 소리가 높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라도 이들 업종에 대한 과잉 중복을 해소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대통령에 대한 보고내용은 지난달 26일 정부―재계 회동에서 정부와 5대 재벌이 조속한 빅딜에 합의한 데 따른 후속조치를 담은 것이라고 박장관은 덧붙였다.

박장관은 또 “현재 5대 재벌 실무진이 빅딜 관련 초안을 만들고 있다”며 “이를 갖고 빠르면 다음주중 2차 회동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강봉균(康奉均)청와대경제수석은 이날 “산업구조조정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업계에서도 이의가 없을 것”이라며 “정부와 재계가 과잉중복 투자 해소문제에 대해 흉금을 터놓고 얘기를 해보면 좋은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수석은 “정부가 추진할 산업구조조정 방안은 과거처럼 어느 업종은 좋고 어느 업종은 나쁘다는 식의 판단을 정부가 하는 것이 아니라 재계가 자율적으로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성장 가능성이 유망한 1백대 기술집약산업을 선정해 집중 육성하는 방향으로 산업구조조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임채청·박현진기자〉cc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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