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전경련회장단 대화록 요지]

  • 입력 1998년 7월 5일 19시 42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4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김우중(金宇中)전경련회장대행 등 전경련회장단을 청와대로 초청, 간담회를 가졌다. 다음은 대화 요지.

▼김대통령〓개혁을 위해 재계에서 고심하고 있고 진전도 있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러나 국민과 세계는 미흡하고 걱정스럽다고 말하고 있다. 이 자리가 형식에 흐르지 않고 자유로운 토론과 비판을 통해 양측이 서로 충분히 이해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이후 김우중대행이 사회)

▼장치혁(張致赫)고려유화회장〓생산시설 가동률이 절반밖에 안된다. 은행에서 신용장이 개설되지 않고 있다. 단기대출을 장기대출로 연장해달라. 5대그룹을 제외한 30대 그룹은 고립무원 상태다.

▼김우중회장대행〓미국의 루빈재무장관과 만나 우리나라가 수출을 늘리면 무역마찰이 생기게 되나 미국이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입에서 수출까지 1백20일이 소요되나 자금결제에는 1백80일이 걸리는데 여기에서 부담하는 이자가 4.5%다.

▼이규성(李揆成)재정경제부장관〓수입을 줄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수출을 적극 늘려가야 한다. 중소기업 자금지원과 중소주택업자에 대한 국민주택기금 지원을 확대하겠다. 수출을 위해 대기업에 대한 대출 확대는 어렵다.

▼김우중대행〓중소기업뿐만 아니라 5대 기업을 제외한 다른 기업에도 같은 혜택이 돌아가게 해야 한다.

▼이재경장관〓시설투자에 대해서는 대기업에도 지원하겠다.

▼김석준(金錫俊)쌍용건설회장〓대형 건설업체의 30%가 도산했다. 해외건설업계는 환율인상으로 임금이 50%정도 줄어 경쟁력이 있으니 노동자 해외진출이 가능하다.

▼김대통령〓얼마나 나갈 수 있나.

▼김우중대행〓수십만명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

▼이기호(李起浩)노동부장관〓캐나다 등에선 컴퓨터요원도 요구하고 있으니 노동자 해외진출을 적극 추진하겠다.

▼신명수(申明秀)신동방회장〓은행대출을 담보대출에서 신용대출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우중대행〓은행이 기업에 돈을 꿔줄 수 있게 특별조치를 해줘야 한다. 전경련에서는 선도은행으로 대형합작은행을 만들어 모범적으로 해보이겠다.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금융기관의 신규설립시 출자자금은 투명해야 한다. 차입금으로 만들어선 안된다.

▼구본무(具本茂)LG화학회장〓미국의 인텔사와 LG반도체간 투자상담이 합의단계에서 LG반도체가 빅딜 대상에 포함되는 문제 때문에 차질이 빚어졌다. 하반기엔 가시적 성과가 있을 것이다.

▼강봉균(康奉均)청와대경제수석〓(사전조율한 9개 합의사항 발표문 낭독)

▼김대통령〓합의사항에 이의가 있는가.(참석자 전원 박수로 채택) 이 모임을 상설화하자. 정부가 기업을 좌지우지하지 않겠다. 기업인의 신분 명예 및 자유로운 기업활동을 보장할 것이다. 빅딜은 필요하다. 그러나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타당치 않고 그럴 의사도 없다. 정부 개입시 도리어 큰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여러분이 잘 처리해주기 바란다.

〈임채청기자〉cc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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