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銀 인수 시나리오]무장경찰 동원-전산망장악 신호탄

  • 입력 1998년 6월 28일 19시 31분


군사작전을 방불케하는 퇴출은행 인수작전이 시작됐다.

인수은행들은 D―1일인 28일 오전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피인수은행 명단을 통보받은 직후 인수작전에 본격 돌입했다.

경찰 역시 피인수은행의 위치 등에 대한 모든 정보입수를 마친 상태다.

인수작전 개시 D데이는 29일, H아워는 오전 8시.

인수팀 직원들은 28일이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비상소집명령을 받고 은행본점에 모여 최종적인 인수지침을 하달받은 뒤 저녁무렵 피인수은행으로 떠났다.

인수작전은 정확히는 H아워 수시간전에 무장경찰을 동원한 인수은행 특별임무팀에 의한 전산망 장악으로부터 시작된다. 각종예금및대출 관련자료와 은행의 자산 및 부채에 관한 모든 내용이 담겨있는 전산자료를 보호하는것이급선무이기때문이다.

현재 피인수은행 직원들이 전산망 방어책 혹은 마비책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전산망 장악이 이뤄지는 시간은 경찰작전처럼 극비에 부쳐지고 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29일 새벽에 전산망 장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때 금감위 상황실과 인수은행 본부 상황실은 긴박하게 돌아갈 사태진전을 점검하고 상황전개에 따른 대응책을 긴급 지시한다.

본부인수팀과 지점인수팀은 29일 은행영업개시시간 1시간반전인 오전8시를 기해 경찰의 협조를 받아 본부부서와 지점을 장악한다.

본지점으로 들어간 인수팀은 일단 출입문과 옥상을 폐쇄하고 소방장비까지 점검한 후 각 영업부와 지점의 금고열쇠와 직인을 확보한다. 열쇠를 사용해 금고를 열고 현금과 유가증권 등의 총액을 확인한다. 입출금과 관련된 직인을 따로 보관하며 피인수은행의 대리급 이상 직원의 업무를 해제한다.

영업시간이 다가오면서 정리은행 임직원들이 출근하고 이 과정에서 인수은행 직원들과의 충돌에 대비해 경찰이 신변보호에 나선다.

인수팀은 영업시간에 맞춰 피인수은행 본점과 지점에 영업정지를 알리는 공고문을 게시한다. ‘은행은 금감위의 결정에 따라 98년 6월 29일을 기해 △△은행으로 계약이전됩니다. 추후 영업재개일 등 자세한 내용은 해당 지점으로 문의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는 내용.

인수팀 가운데 실사반은 이후 피인수은행 임직원들의 협조를 얻어 은행 안에서 실사작업에 들어간다. 실사작업은 1∼4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인사팀은 일단 차장급 이상에 대한 해고절차를 진행한다. 상당수 직원은 일단 계약직으로 채용하고 장기적인 ‘직원정리계획’을 작성한다.

인수팀 기획반은 자산부채이전(P&A)가계약서 체결을 맡고 이를 승인받기 위한 임시주총 소집을 준비한다. 총무팀은 영업재개에 대비해 업무용 비품과 소모품을 준비하는 등 지원업무를 맡는다. 모든 일은 금감위와 은행내 부행장 및 전무를 위원장으로 한 인수추진위원회의 지휘에 따라야 한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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