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맥주,한발앞선 구조조정 『감량 성공』

  • 입력 1998년 3월 12일 19시 46분


‘먼저 울고 먼저 웃는 OB.’

OB맥주가 지난해 흑자를 기록, 4년만에 주주들에게 현금배당을 했다. 이는 남보다 앞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의 결실로 대기업마다 극심한 경영난 속에 무배당으로 주주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것과 대조를 이뤄 재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OB맥주는 12일 주주총회에서 결산보고를 통해 지난해 1조1천19억원의 매출을 올려 7백65억원의 순이익을 보았다고 밝히고 주주들에게 보통주 5%, 우선주 6%씩 현금배당을 하기로 의결했다.

94년이후 3년 연속 적자행진으로 주주배당을 하지 못했던 OB맥주가 이번 주총에서 현금배당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단연 두산그룹이 95년부터 재계 처음으로 강도높게 구조조정을 추진해온 덕분.

두산그룹은 96년 창업 1백주년을 맞기 직전 그룹 경영컨설팅을 맡았던 매킨지로부터 “경영이 엉망이다. 1백주년 기념행사를 최소화하고 구조조정에 착수하라”는 권고를 받고 구조조정을 서둘게 됐다.

이에 따라 두산그룹은 OB맥주 등 주력업종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과 부동산을 매각하기 시작, 지금까지 그룹본사사옥과 OB맥주소유 부동산, DSN 케이블TV를 처분하는 등 총 1조1천4백16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특히 OB맥주는 지난해 11월 코카콜라 생산 및 판매권 등 음료사업을 미국 코크사에 4천3백22억원에 매각했으며 96년말에도 영등포 공장부지와 직매장 등을 서울시에 1천2백58억원에 매각하는 등 총 6천여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구조조정 추진 당시 심각한 부도설에 휘말리기도 했던 두산그룹은 앞으로도 그룹 구조조정을 가속화해 계열사 5,6개의 매각을 추진하고 두산경월과 두산백화를 OB맥주에 통합하는등 2000년까지 계열사를 23개에서 5,6개로 줄일 계획이다.

한편 두산그룹은 이날 4개 계열사 주총을 각각 열어 박용성(朴容晟)그룹부회장을 OB맥주 대표이사회장에, 박용오(朴容旿)그룹회장과 박용만(朴容晩)그룹기조실장을 두산건설 대표이사회장과 대표이사부사장에 새로 선임, 오너형제들이 주력사의 대표이사를 맡았다. 또 두산백화와 두산기계는 조사홍(曺士鴻), 정재식(鄭在植)현대표이사가 각각 유임됐다.

〈김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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