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체제 100일]경기전망 점차회복-침체계속 엇갈려

  • 입력 1998년 3월 11일 20시 10분


국제통화기금(IMF) 터널의 끝은 언제인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여러차례 내년 후반기를 언급했다. 취임사에서도 “경제개혁을 착실히 추진하면 내년 후반기부터는 새로운 활로를 개척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외 경제전문기관들의 관측은 다소 엇갈린다.

한국이 IMF의 지원조건들을 차질없이 시행해 나가면 외환위기에서 벗어나면서 국내경기가 내년말부터 서서히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보는 연구기관들도 많다.

그러나 어둡고 우울한 전망도 만만치 않다. LG경제연구소는 내년말까지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2000년까지 저성장이 불가피하다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국책연구소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구조개혁을 착실히 추진해도 올해와 내년은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만일 구조개혁에 실패하면 남미형 장기불황에 빠져들 것이라는 경고가 따라붙는다.

세계적 컨설팅회사 매킨지는 한국이 경제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최소한 5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국내외 연구기관들은 한국이 심각한 외환유동성 위기에서 한발짝 비켜섰을 뿐 경제위기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라는 진단을 내놓는다.

대외거래 중단 사태는 모면했지만 이제부터 경기침체와 구조조정의 고통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뉴욕외채협상이 원만히 타결되고 대외신인도가 회복되면 연말까지 외환보유고가 4백억달러에 달해 외환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재벌개혁과 금융개혁이 지연되고 동남아 경제위기가 심화하면서 새로운 외환위기가 덮칠 조짐이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재벌개혁 금융개혁 등 IMF체제 극복을 위한 경제개혁이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또 정치권은 IMF를 하루빨리 극복하려는 국민 의지를 오히려 꺾어놓는 행태를 보여 우방국 및 해외금융기관들이 한국경제의 장래에 대한 낙관을 유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 때문에 외국인 직접투자가 늘지 않고 고금리를 겨냥한 단기 투기성 자금만 들어오고 있는 실정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금융과 산업분야에서 강력한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재도약은커녕 눈앞의 외환위기도 극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임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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