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리해고」 黨입장도 정리 안됐다』

  • 입력 1998년 1월 19일 20시 59분


한나라당은 19일 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의 ‘국민과의 TV대화’를 이례적으로 높이 평가했다. 맹형규(孟亨奎)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국가 지도자가 국민과의 직접 대화에 나서서 국정 현안을 보고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직접대화 방식은 전례가 없는 일로 바람직한 시도”라고 밝혔다. 문제점 지적은 한 단계 격을 낮춰 ‘부대변인 논평’을 통해 “고물가 고금리 대책에 대한 언급이 미흡했다”고 밝혔을 뿐이다. 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우리 당은 과거 반대만을 위한 반대를 하던 야당이 아니라 집권 경험을 가진 거대야당으로서 평가할 것은 평가하고, 비판할 것은 비판하는 새로운 야당상을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입장에는 아직 1백63석이라는 거대의석의 무게가 실려 있지 않은 것 같다. 내부체제 정비 및 야당으로서의 정체성 확립은 여전히 난제 중 난제다. 정리해고나 재벌개혁 문제에 대한 당의 입장도 아직 불확실하다. 갑작스럽게 야당이 되면서 ‘노(勞)’와 ‘사(使)’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지금의 한나라당에는 대여(對與)관계나 경제난 타개 등 ‘바깥일’이 아니라 지도체제개편, 합당에 따른 조직책 선정 문제 등 ‘집안일’이 발등의 불이다. 이한동(李漢東)대표는 이날 “지난 의원총회에서 당지도부 경선 주장이 대두된 이후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 때와 같은 분위기로 가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며 제동을 걸었다. 실제로 당 조직강화특위의 조직책 선정작업에서도 경선을 의식한 당 실세간의 힘겨루기가 치열해지고 있다. 아무튼 한나라당이 거대야당으로 거듭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눈앞의 과제인 복잡한 집안사정 정리부터 힘든 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박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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