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지도자 『노동자 사기진작방안 세워야』…DJ에 요청

  • 입력 1998년 1월 14일 19시 42분


김대중(金大中) 차기대통령은 14일 일산자택에서 김수환(金壽煥) 추기경, 송월주(宋月珠) 조계종총무원장, 강원룡(姜元龍) 목사 등 종교계 지도자 3인과 오찬을 함께 했다. 김차기대통령은 야당시절부터 이들 세 사람과 잘 아는 사이. 자연 처음에는 김차기대통령의 당선축하와 덕담이 오고 갔다. 그러나 대화의 주제는 이내 국제통화기금(IMF)사태와 노동계 정리해고 남북문제 등 현안으로 옮겨갔다. 김차기대통령은 “오늘 새벽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양 노총에서 노사정(勞使政)협의체 구성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정리해고제 도입을 위한 노동계 설득에 종교지도자들이 앞장서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들은 “김차기대통령이 대기업개혁 및 정리해고제 문제를 지혜롭게 풀어나가고 있는데 대해 지지를 표한다”면서 정리해고제 도입에 따른 실업대책과 근로자들의 사기진작 방안을 요청했다. 세 사람은 또 “노사정협의체 구성과 대기업의 개혁안을 이끌어 낸 것은 참으로 잘 한 일”이라며 “가진 사람들이 먼저 내놓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김차기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양심수 석방요청을 받고 “대통령 취임후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국민을 설득한 뒤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김추기경 등은 “현정부에서는 양심수가 없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있다”며 서경원(徐敬元)전의원 진관스님 소설가 황석영(黃晳暎) 시인 박노해씨 등을 예로 들기도 했다. 종교지도자들은 마지막으로 “계층과 지역의 화합을 이룰 수 있는 통합의 정치, 편안한 정치를 펴 달라”고 주문했다. 김차기대통령도 “마음에 새겨 최선을 다하겠다”고 대답했다. 〈윤영찬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