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委 발족]합의 산파역 한광옥부총재

  • 입력 1998년 1월 14일 19시 42분


한광옥(韓光玉)국민회의부총재의 얼굴에 모처럼 웃음꽃이 피었다. 노사정(勞使政)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된 지 1주일이 넘었지만 한부총재는 그동안 앉을 자리가 없었다. 1월 임시국회에서의 금융기관 정리해고 도입방침이 정해지자 노동계가 거세게 반발하는 바람에 노사정위원회를 구성조차 못했기 때문이다. 13일 오후 8시경 한부총재는 “오늘이 가려면 아직 4시간이 남았다”며 노동계 설득을 위해 당사를 나섰다. 당사를 떠난 지 6시간만인 14일 오전 2시경 한부총재는 극적으로 노사정위원회 구성을 성사시켰다. 다음은 14일 오전 한부총재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 내용. ―어떻게 노동계를 설득했나. “부실금융기관 정리해고 문제로 노사정위원회의 발족이 어려웠다. 그러나 한국노총및 민주노총 간부들과 끈질기게 대화를 벌인 끝에 서로 이해하고 나라의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마음으로 합의를 했다. 앞으로 각 경제주체들과 충분히 협의해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15일부터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부실금융기관 정리해고 법안을 처리할 수 있나. “모든 것을 노사정위원회에서 논의해 처리하기로 한 합의사항에 주목해달라. 노사정이 만나 바로 이 문제를 논의하겠다. 현재로서는 처리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된다 안된다를 미리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협상과정을 상세히 밝혀달라.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간부 및 조합원들과 대화를 나눈 끝에 우리나라의 경제위기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힘을 모으자는 의지로 결실을 본 것이다. 양 노총측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최종적으로 합의한 것은 언제였나. “오래전부터 당 노사정대책기구에서 노동계와 꾸준히 접촉해왔다. 어제 국회에서도 민주노총 간부들과 당 간부들이 만나 충분히 대화를 나눴다. 그 후 대책기구 위원들을 2개조로 나눠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에 파견, 노동계 인사들을 설득했고 14일 오전 2시경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정리해고법안은 언제 처리할 것인가. “현재로서는 힘들 것으로 보이지만 1월 중 처리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 그동안의 대화과정에서 노동계도 정리해고의 불가피성을 인식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윤영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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